제발···제발···, 애끓는 가족들의 기다림

‘세월호 참사’ 100일 (上)···팽목항은 지금
제주로 터전 옮기던 가족 등 도민 3명 ‘실종’
道, 진도 현지에 직원 보내 실종자 가족 지원

2014-07-23     김동은 기자

24일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꼭 100일이 되는 날이다. 하지만 아직도 돌아오지 못한 실종자가 10명이나 있고, 이 가운데 3명은 제주도민이다. 또 세월호에서 살아 돌아온 화물차량 운전기사 상당수가 여전히 정신적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데다 유일한 생계 수단마저 잃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렇듯 세월호 참사는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본지는 세월호가 남긴 상처와 슬픔, 아픔이 잊혀지지 않기를 바라며 2회에 걸쳐 제주도민 실종자와 생존자의 현재를 들여다본다. [편집자 주]

[제주매일 김동은 기자] 대한민국의 시계는 4월 16일 오전 8시48분에 멈춰 있다. 그날 안산 단원고 2학년 학생 등 476명을 태우고 인천을 출발해 제주로 가던 여객선 세월호가 전남 진도 부근 해역에서 침몰했다.

23일 범정부사고대책본부에 따르면 세월호 침몰 사고 99일째인 이날 현재까지 수습된 희생자는 294명이다.

또 아직까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실종자는 단원고 2학년 학생 5명, 교사 2명, 일반 승객인 제주도민 3명 등 10명이다.

사고 당시 실종된 제주도민은 제주로 이사를 오던 권모(52)씨와 베트남 출신 부인 한모(29·여)씨, 자녀 권모(6)군, 지난해 6월 서귀포시 중문으로 전입한 이모(51·여)씨 등 4명이다.

이 중 한씨는 사고 발생 9일 만인 지난 4월 24일 끝내 주검으로 발견됐다. 한씨의 장례식은 진도 팽목항 신원확인소에 안치된 지 85일 만인 지난 16일에야 치러졌다.

유가족들은 함께 실종된 남편과 아들을 찾을 때까지 장례를 미뤄왔다가 죽은 지 90일이 넘으면 영혼이 구천을 헤매 좋지 않다는 베트남 풍습에 따라 한씨의 시신을 목포에서 화장했다.

한씨의 유해는 육군 헬기로 인천 부평까지 이송돼 세월호 일반 희생자들이 있는 인천가족공원 만월당에 안치됐다. 이들 가족의 유일한 생존자인 권모(5)양은 큰아버지가 돌보고 있다.

사고 직후 진도 현지에 사고수습대책본부를 설치한 제주도는 현재 직원 4명을 파견해 실종자 가족을 지원하고 있다.

지금은 권씨의 형과 이씨의 아들이 진도 실내체육관과 팽목항을 오가며 기약없는 기다림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도 관계자는 “제주도민 실종자 소식이 전해지지 않아 너무 안타깝다”며 “사고 수습이 모두 마무리될 때까지 진도 현지에서 실종자 가족들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세월호 침몰 사고 희생자를 애도·추모하기 위해 제주지역 합동 분향소를 찾은 조문객은 지금까지 1만9600여 명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