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먹는 거리'에 대책없이 혈세 '펑펑'

차량통행·내구성 약한 콩자갈 등 원인은 방치

2014-07-22     윤승빈 기자

[제주매일 윤승빈 기자]내구성이 약한 소재로 조성된 제주시 바오젠 거리와 신화의 거리가 매년 반복되는 보수작업으로 혈세를 낭비하고 있어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2일 찾은 바오젠 거리 바닥 곳곳에는 깨지고 드러나는 등 훼손된 타일들이 난무했다.

2009년 ‘차 없는 거리’로 시작해 2011년 ‘바오젠 거리’로 탈바꿈한 이곳은 사업비만도 모두 55억 원이 투입됐다.

그러나 간판, 야간 조명 등 조형물만 건축하고 시설물 유지보수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어 이곳을 찾는 관광객 및 도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천천히 걸으며 즐기는 ‘슬로우 관광’을 목표로 조성했으나 거리 내 업소들의 보급품을 실은 대형 차량들이 드나들며 타일들을 훼손시키고 있는 상황.

이에 따라 제주시는 올해 4억 원을 투입해 훼손된 타일들을 정비한다고 나섰다.

하지만 대형 차량들에 대한 통제에 대해서는 별다른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어, 또 다시 훼손이 일어날 우려를 낳고 있다.

 

2010년 전체 사업비 20억 원이 투입돼 조성된 신화의 거리도 상황은 마찬가지. 내구성이 약한 컬러 콩자갈로 인도를 만든 탓에 보수 작업이 반복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조성된지 2년만인 2012년 인도 곳곳에 콩자갈이 패여 보수 작업에 나섰지만 한 해도 버티지 못하고 다시 훼손됐다.

더구나 지난해 훼손된 후 현재까지 아무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제주 관광 이미지에 먹칠을 하고 있다.

인근에 거주하는 A씨(28)는 “수 억원을 들여 정비를 한다 하더라도, 차량이 계속 다니고 내구성이 약한 콩자갈을 또다시 깐다면 머지않아 훼손되는 것 아니냐”면서 “더이상 혈세를 낭비하지 않게끔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주시 관계자는 “최근 정확한 훼손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관계 공무원들이 현장을 방문하는 등 집중 조사를 펼치고 있다”면서 “빠른 시일 내에 예산을 투입, 훼손된 거리와 인도를 정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