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준' 구분 못한 대학 영어 수준별 강의
제주대, 수능 영어 A·B형 무시 등급별 수강 편성
[제주매일 윤승빈 기자]제주대학교의 ‘수준별 영어교양강의’가 학생들의 수준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한 채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고3 학생들은 난이도가 쉬운 A형과 비교적 어려운 B형 중 하나를 선택해 시험을 치렀지만, 제주대의 시스템은 이를 고려하지 않은 채 등급만으로 학생들의 영어 실력을 구분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지난 1학기에 이 같은 문제점이 제기됐음에도 불구하고 제주대가 별다른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한 채 2학기가 시작, 학생들의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 제주대학교에서 필수로 들어야하는 영어 교양수업은 크게 상, 중, 하 세 등급으로 나뉘어져 있다.
이는 수능 성적별로 난이도를 나눈 것으로써, 상은 1~3등급, 중은 4~5등급, 하는 6등급 이하의 점수를 획득한 학생들이 듣게 된다.
그러나 수능 등급별로만 수준을 나누고, 선택형으로는 나누지 않아 형평성 문제가 제기됐다.
실제로 제주대학교 음악학부에 재학중인 A(20)양은 지난 수능 때 A형을 선택, 2등급을 맞아 B형 1~3등급을 맞은 학생들과 같은 수업을 들어야 했다.
A양은 “예체능 계열이라 수능 때 A형을 선택할 수 있어 시험을 치른 결과 높은 등급을 받았지만, 이 때문에 수준에 맞지 않는 난이도의 수업을 받게 됐다”면서 “결국 높은 수준의 영어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고 낮은 학점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이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선 현재 수업을 포기한 뒤 한 단계 낮은 영어수업의 담당 교수와 인터뷰를 진행해야 하지만, 수강신청이 빠르게 마감되는 제주대학교 수강 시스템상 쉽지 않은 실정이다.
A양과 비슷한 처지에 놓인 제주대 학생 수는 모두 122명으로 모두 예체능 계열 학생들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제주대학교는 2학기 역시 직전과 동일한 시스템을 구축, 별다른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제주대학교 관계자는 “수능 당시 영어 A형을 선택한 수험생은 예체능계열 뿐이라 미처 고려하지 못한 부분”이라며 “올해 수능부터는 A, B형 자체가 없어지니 이를 수정하기도 애매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