水中林 '능력' 감안않고 무한량 방류
제주산 전복 거의 '멸족'…도 뒤늦은 효과조사 착수
왕에게 진상됐다는 '제주산 전복.'
제주 특산물인 전복의 생산 및 유통이 제 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자연산 생산은 아무런 분석 자료 없이 이뤄지고 있으며 유통 또한 어정쩡하다.
자연산이 일본산일수도 있다.
일본 소비자들은 양식산을 선호하는 탓에 자국내 동경만, 대판만, 대마도 등지에서 생산한 자연산은 우리 나라로 수출하고 있다.
반면 직수입 현황은 집계가 가능한 반면 부산이나 통영 등 다른 지방을 통해 다시 제주로 반입되는 물량에 대해서는 감조차 잡지 못하는 형편이다.
더욱이 일본 동경만이나 대판만은 해양 오염이 심각하기로 유명한 곳이다.
이 곳에서 생산된 자연산 전복이 아무런 검사 없이 유통되고 있다.
청정 환경의 제주 자연산을 만들어 내기 위한 과학적인 접근 방안 마련과 유통체계의 정립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뒷북치는 효과조사 착수
제주도와 수산연구소는 도내 마을공동어장의 전복 어획량을 늘려 어민 소득을 증대시킨다는 목표 아래 수 년째 전복종패 방류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올해 35개소 마을어장에 방류할 종패는 65만마리로 이를 증식하는 데 5억원 정도가 소요된다는 것이 해양수산자원연구소의 분석이다.
순수 생산비로 추가 경비까지 치면 1999년 이후 수십억원의 예산이 쓰인 것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안 한 것보다는 낫다"고 여기지만 문제는 투입되는 비용에 비해 얼마만큼의 효과를 거두느냐하는 점이다.
지난해 도내 공동어장에서 생산된 자연산은 3t으로 이 가운데 껍질에 '푸른색을 띤 줄'이 생기는 종패 사업에 따른 생산량이 얼마 정도인지는 추정조차 불가능하다.
이 사업을 실시하는 제주도 당국이 의존하는 유일한 입증자료는 제주도 어장 환경과 판이하게 다른 일본의 효과조사 결과다.
이에 제주도는 5개년 계획을 세워 효과조사에 착수한다고 나섰다.
▲종패 방류사업에서 감안해야 하는 내용.
도내 수산전문가들은 "어장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종패 방류사업은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면서 그 이유로 마을 공동어장의 황폐화를 들었다.
방류된 종패는 감태, 미역 등을 먹고 자라지만 '수 만마리씩 살포되는 종패가 먹이로 삼을 만한 충분한 수중림이 거의 사라졌다'는 분석이다.
이 과정에서 최소한 서식 가능밀도와 어장 환경의 상관 관계만이라도 따져봤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도 관계자는 이와 관련 "종패 방류 사업은 매년 급감 현상을 보이는 도내 공동어장의 생산물량을 조금이라도 늘려야 한다는 차원에서 시작된 것"이라며 "제주도 어장 환경을 고려한 분석 자료 등은 아직 마련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유통 과정의 허점.
도내 1년 전복 소비량은 100t을 넘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 물량은 도내 30여개 전복 양식업체가 생산하는 2004년 기준 41.2t, 일본에서 직수입되는 활전복 41.34t, 완도산을 중심으로 다른 지방산 양식 전복이 충당하고 있다.
여기에 부산이나 경남 통영 등지에 소재한 업체가 일본에서 수입한 물량을 다시 제주로 반입시키는 부분이 더해진다.
다시 말해 도내 소비량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일본 자연산 전복을 도민 및 관광객 등 소비자들은 '껍질에 푸른색이 없으면' 무조건 제주 자연산이라고 믿는 오류를 범할 가능성을 낳는다.
이 종만 도 수산과장은 이와 관련 "최근 소비자들도 자연산과 양식산을 구분해 내는 안목을 지니고 있지만 일본산은 제주산과 구별할 수 없다"면서 "양식업체 생산량과 직수입 물량을 제외하면 어느 정도가 다른 지방에서 반입되는지 집계하기가 어렵다"고 토로한 뒤 "판매 업체에서 원산지 표시를 하지 않으면 불법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일본산 전복 안전한가.
일본 소비자들과 국내 소비자들은 정반대의 수산물 선호 양상을 보인다.
국내 소비자들은 '자연산'을 최고로 치지만 일본 소비자들의 경우 양식산을 찾는다.
전 세계 1위의 수산물 소비왕국인 일본 자연산 전복이 제주로 흘러들어 오는 배경이다.
지난해 제주로 직수입된 물량은 41.34t, 금액으로는 297만4940달러 어치나 된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대마도 산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대판만 및 동경만산도 상당수라는 것이 정설이다.
청정 제주 바다와는 달리 대규모 공업단지를 낀 지역임을 감안하면 중금속이나 다른 오염원에 대한 우려도 떨쳐버릴 수 없다.
한편 국내 검역 당국은 일본산 수입 활전복은 역학 부분에 대한 조사만을 중시할 뿐 기타 오염원 조사는 시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