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추의 한 훌훌 털어버리고 부디 영면하소서”

제13회 제주4·3행방불명인 진혼제 봉행

2014-07-20     김동은 기자

[제주매일 김동은 기자] “4·3영령들이시여, 이제는 천추의 한을 훌훌 털어버리고 부디 영면하소서”

제주4·3사건으로 행방불명된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제13회 제주4·3행방불명인 진혼제가 19일 제주4·3평화공원에서 봉행됐다.

이날 진혼제에는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구성지 제주도의회 의장, 이석문 제주도교육감, 이지훈 제주시장 등 도내 주요 기관·단체장이 참석했다.

또 이문교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을 비롯해 정문현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 유족 등 300여 명이 함께했다.

진혼제는 제례를 시작으로 혼비무용단이 진혼무로 희생자들의 넋을 기린 뒤 진혼사, 추도사, 추모시 낭독, 헌화·분향 순으로 진행됐다.

정문현 4·3희생자유족회장은 진혼사를 통해 “오랜 세월 동안 4·3행방불명 희생자들의 영혼은 구천에서 맴돌며 쉴 곳을 찾지 못하고 떠돌아 다니셨다”며 “4·3영령들이 이제는 영원한 저 세상에서 명복을 누리시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원희룡 지사는 추도사에서 “항거할 수 없는 역사의 수레바퀴 속에 행방불명된 4·3영령들께 머리 숙여 명복을 빈다”며 “앞으로 유해발굴 사업과 유가족 찾아주기 사업을 꾸준히 진행하는 등 4·3의 진실을 알려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제주4·3평화공원에는 4·3사건 당시 도내·외 곳곳에서 희생된 행방불명인 3800여 명의 개인 표석이 설치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