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가 재미있어요”···확 달라진 선수들

남녕고 체육중점학교 선정 한달 성과 ‘뚜렷’

2014-07-15     박민호 기자

[제주매일 박민호 기자]“아이들이 공부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다.”지난달 체육중점시범학교로 선정된 제주시 남녕고등학교 체육과에 작은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운동만 하던 아이들이 쉬는 시간에 글쓰기를 연습하고, 자격증 시험을 준비 등 학구열 넘치는 모습이 여느 교실보다 뜨겁다.

오는 2016년까지 운동부 희망학교를 대상으로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체육중점시범학교는 운동부의 경기력 향상과 함께 학생들의 최적학력 탈피, 인성 바른 체육인 양성 등을 위해 추진 중이다.

제주에선 남녕고가 지난달 체육중점시범학교에 선정, 국영수 기초반(수능종합), 한국사·한자 자격증반, 한글 바르게 쓰기 등 기초 학력 과정과 스포츠테이핑, 응급처치, 해양스포츠 등 체육 관련 분야, 동아리 활동, 학교폭력 예방 교육 등 인성 과정이 운영 중이다.

학교 운동부는 그동안 기본적인 학업을 등한시 하고 오직 운도에만 전념, 입상을 목적으로 하는 성적만능주의에 치우쳐 학생의 신체·정서적 측면과 학생 상담 및 육성에 관한 이론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가 부족한 실정이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상당수 학생들은 대학 및 실업(프로)팀 선수, 지도자로 성공하지 못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일부 선수들이 문제를 일으키거나 자신의 길을 중도에서 포기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초등체육과정부터 운동부학생들에 대한 체계적고 과학적인 육성법을 적용해 지금과는 다른 지도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하지만 준비되지 않은 급격한 변화는 오히려 아이들에게 교육적인 부작용을 낳을 수 있기 때문에 체육중점시범학교에서 작은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그 작은 변화의 바람이 지금 남녕고 체육과에서 불고 있다. 체육중점시범학교 선정 이후 책상에 앉아 공부하는 학생이 생겨났고, 그 수는 점차 늘어나고 있다.

김승필 교사는 “운동하는 아이들이 머리가 나빠 공부를 못하는 게 아니라 방법을 모르는 것”이라며 “이 과정이 진행되면서 많은 수의 아이들이 공부에 흥미를 느끼고 있는 걸 확인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아이들이 쉬는 시간에는 글쓰기 연습을 하고 저녁에는 자격증 공부를 하고 있다”며 “작은 변화지만 아이들에겐 큰 성과로 돌아올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육상 멀리뛰기 선수로 활약 중인 김경봉 군(3학년)은 운동이 끝난 후 매일 밤 한자자격시험을 준비 중이다.

김 군은  “운동을 마치고 저녁시간에 수업을 들어야 하기 때문에 처음엔 힘들었만 지금은 재미있게 수업을 듣고 있다”면서 “선생님들이 우리 수준에 맞게 설명을 해줘서 함께 수업을 듣는 친구들 역시 공부에 흥미를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