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장비 ‘너덜너덜’···예산 편성 ‘찔끔’
방화복·헬멧 등 노후율 25% 전국서 가장 높아
道 소방예산 2% 불과···전국 평균 3.5% 못 미쳐
[제주매일 김동은 기자] 제주도민 안전과 직결되는 소방장비 노후화가 심각, 현장 대응능력 약화가 우려되고 있다.
특히 제주도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소방예산 비중은 여전히 전국 최하위권을 맴돌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13일 소방방재청과 제주도 소방안전본부 등에 따르면 도내 소방차량 116대 중 내구연한이 지난 노후차량은 28%인 32대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 평균 노후율인 21.2% 보다 높은 것으로, 충남(37%), 강원(32%)에 이어 전남(28%)과 함께 전국에서 3번째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차종별로 보면 펌프차가 14대로 가장 많았고, 탱크차 5대, 구급차 4대, 굴절차·화학차·지휘차·조연차 각 2대 등이다.
이와 함께 방화복과 헬멧, 공기호흡기 등 도내 소방 개인안전 장비 노후율도 25%로, 인천과 함께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강원·전북·전남(24%), 서울(23%) 등의 순으로 높았고, 충남(5%)과 경남(8%), 경기(9%) 등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처럼 도내 소방장비 노후화가 심각한 것은 국가 예산이 감소하는 데다 제주도의 재정 여건상 예산을 제때 투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더욱이 제주도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소방예산 비중은 2%로, 전국 평균인 3.5%에 비해 낮은 실정이다. 강원이 4.7%로 비중이 가장 컸고, 대다수 지자체는 3%대를 기록했다.
소방 인력이 부족한 가운데 소방장비 노후화까지 가속화되면서 대형 화재·재난 사고 발생 시 대응에 차질을 빚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이에 따라 노후화된 소방장비의 적기 교체를 위한 충분한 예산 확보 등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소방안전본부 관계자는 “국비 없이 지방비만 투입되는 소방장비인 경우 교체가 어려운 실정”이라며 “소방차량 현대화와 함께 개인안전 장비 보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