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3000여 가구 정전···시설하우스·펜션 날아가

제8호 태풍 ‘너구리’ 영향권 제주 피해 속출
신호등 파손·탑동 월파·선박 침수 등 이어져

2014-07-09     김동은 기자

[제주매일 김동은 기자] 제8호 태풍 ‘너구리’의 직접 영향권에 들어간 제주에 강한 비바람이 몰아쳐 1만3000여 가구에 정전 사태가 빚어지는가 하면 시설물이 파손되는 등 크고 작은 피해가 속출했다.

한라산국립공원과 도내 해수욕장은 입장이 전면 통제됐고, 일부 학교는 휴업 또는 하교 시간을 조정하기도 했다.

9일 제주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27분께 제주시 우도 일대 5188가구에서 정전이 발생했고, 오전 11시33분께에는 제주시 삼양1동 일대 5386가구에 전기 공급이 끊겼다.

이에 앞서 오전 5시50분께 서귀포시 강정동 일대 2094가구, 오전 9시23분께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 일대 1056가구가 정전되는 등 1만3000여 가구 주민들이 정전 피해를 입었다.

특히 오전 11시20분께에는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항에 피항 중이던 해상 가두리 양식 시설이 용머리 해안으로 떠밀려 좌초되면서 5억6000만원 상당의 재산 피해가 났다.

해당 양식 시설 소유자는 이번 피해로 돌돔과 참돔 등 60만 마리가 유실돼 15억 원 상당의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풍과 폭우로 지붕이 날아가는가 하면 신호등과 시설하우스가 파손되는 피해도 잇따랐다. 서귀포시 법환포구 한 식당의 지붕 일부가 날아갔고, 제주시 애월읍 곽금초등학교 인근 신호등은 부서졌다.

서귀포시 대정읍 무릉리 금귤 하우스 1동과 안덕면 사계리 방울토마토 하우스 11동이 피해를 입어 550만원 상당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또 제주시 탑동광장은 월파로 인해 한때 교통이 통제됐고, 조천읍 농어촌 도로에서는 방풍림이 쓰러지기도 했다.

선박 침수 피해도 있었다. 서귀포시 남원읍 태흥2리 포구에 정박하고 있던 Y호(0.94t)가 침수로 인해 전복됐고, 천지연 인근 포구에서도 C호(1.76t)가 침수 피해를 입었다.

이날 오후 6시 기준으로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에는 26건의 크고 작은 피해가 접수돼 긴급 복구 작업이 진행됐다. 제주공항에는 태풍특보와 윈드시어 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항공기 결항 사태가 빚어졌다.

이와 함께 해상의 높은 파도로 다른 지방을 잇는 여객선과 부속 섬을 연결하는 도항선 운항이 전면 중단됐고, 한라산과 해수욕장을 비롯해 올레 코스도 통제됐다.

일부 학교는 휴업하거나 하교 시간을 조정했다. 법환초 등 8개 학교가 휴업했고, 92개 학교가 하교 시간을 앞당겼다. 체험 학습을 예정했던 한라초는 일정을 연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