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사고 잊지 마세요···특별법 동참 호소”

‘세월호 가족 버스’ 1박 2일 일정으로 제주 방문
이석문 교육감과 간담회·특별법 제정 서명 운동

2014-07-05     김동은 기자

[제주매일 김동은 기자] “비행기로 한 시간이면 올 수 있는 곳을 우리 아이들은 3개월이 다 돼 가도록 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세월호 사고를 잊지 말아주세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전국 순회에 나선 ‘세월호 가족 버스’가 5일 1박 2일 일정으로 제주를 방문했다.

세월호 사고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 대책위원회와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소속 안산 단원고 2학년 3반 학부모 11명은 이날 오후 2시30분 제주도교육청에서 이석문 교육감과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 자리에서 학부모들은 세월호 사고의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특별법 제정의 당위성을 강조하며 힘을 실어줄 것을 당부했다.

학부모들은 “기쁜 마음으로 수학여행을 보냈는데 지금은 하루하루 고통 속에서 살고 있다”며 “세월호 사고가 조금씩 잊혀지는 게 두렵고 무섭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세월호 사고 이전에도 태안 해병대 캠프와 경주 마우나 리조트 등 참사가 잇따랐지만 예방 대책은 없었다”며 “아이들을 안심하고 학교에 맡길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학부모들은 또 “사고 발생 초기 단계에서 교사들이 적극적인 조치를 취했다면 더 많은 아이들이 구조됐을 것”이라며 “교사들의 안전 의식도 이번 사고를 계기로 되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세월호 특별법은 모든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 법”이라며 “제주도민들이 세월호 사고를 잊지 말고 특별법 제정을 위한 서명 운동에 동참해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이 교육감은 “이제는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비용을 지불해야 할 때”라며 “아이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자리에 있는 만큼 꾸준히 바꿀 수 있는 것들을 바꿔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학부모들은 이어 제주시청과 탑동 이마트, 일도지구 하나로마트 일대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서명 운동을 진행했다.

고 신승희양의 어머니인 전민주씨는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살 수가 없다”며 “꿈 많은 아이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어른들의 책임이고 의무”라고 강조했다.

학부모들은 6일 오전에도 탑동 이마트 일대에서 서명 운동을 전개한 뒤 오후 2시 비행기로 안산으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