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땅 매입시도 람정...이번엔 주민 회유 '논란'
서광리 주민 40여명 싱가포르 카지노 도시 ‘센토사’ 관광
[제주매일 고재일 기자] 속보=제주 신화역사공원에서 복합리조트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람정제주개발(주)(이하 람정)이 인근 채석장 부지의 매입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본지 6월23일자 1면 보도) 지역주민 40여 명을 대상으로 해외여행을 주선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커지고 있다.
람정은 지난 달 19일~23일과 이달 9일~12일 두 차례에 걸쳐 안덕면 서광서리, 서광동리 마을운영위원과 마을공동목장 조합원 등 40여 명과 함께 선진지 시찰의 명목으로 싱가포르 ‘센토사(Sentosa)’시(市)에 다녀왔다. 항공료와 숙박비 등 모든 체류비용은 람정이 부담했다.
센토사는 람정의 모기업(母企業)인 겐팅 싱가포르가 운영하고 있는 카지노를 포함한 대규모 리조트 단지가 위치한 곳으로 유니버설 스튜디오 등이 운영되고 있는 복합 위락시설(慰樂施設)이다.
마을주민들의 이번 해외방문을 중재했던 JDC 관계자는 “이번 방문 자체는 사실 마을에서 요청한 것”이라며 “마을에서 신화역사공원의 투자자에 대한 불신이 워낙 크다보니 이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센토사시를 방문한 자리에서는 카지노와 복합리조트, 유니버설 스튜디오, 수족관 등을 돌아보고 주민과의 교류내용과 고용현황을 점검했다”며 “마을 분들이 좋은 느낌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람정 측이 현재 신화역사공원 외곽부지에 위치한 채석장(마을공동목장) 약 24만㎡ 부지를 매입하려 하는 가운데, 모든 비용을 부담하면서까지 주민들을 싱가포르에 초대한 것이 과연 순수한 의도였겠느냐는 것이다.
특히 사업시행자인 변정일 전 제주국제자유도시 이사장을 억대 연봉까지 주면서 고문으로 위촉한 것으로도 모자라 주민들을 대상으로 회유를 벌인 것이 아니냐는 논란까지 일며 람정이 투자를 밀어붙이기 위해 전방위적인 로비를 벌이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변 전 이사장은 임기가 끝난 지난해 10월께 람정의 고문직으로 자리를 옮겨 활동을 해왔으며, 최근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른바 ‘관피아’ 논란이 거세지자 사임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JDC 또한 람정의 사업추진을 위해 두 팔을 걷어붙이는 모습까지 보이며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 싱가포르를 다녀온 마을 관계자는 “최근 김한욱 JDC 이사장을 만난 자리에서 ‘테마파크 사업 자체는 좋은 쪽으로 생각하는 것이 낫지 않겠냐’며 ‘사업을 추진한지 수년이 지났는데 매각도 못하고 그렇다고 다른 대기업이 들어오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앞서 JDC는 지난 달 22일 제164차 이사회를 열고 신화역사공원 사업부지외 잔지 2만6000㎡ 가량을 람정의 요청에 따라 수의계약으로 매각하기로 의결까지 했다. 당시 이사진은 “계약 체결의 정당성과 합법성에 대한 근거 등을 명확히 하라”며 “람정의 잔지 매각 요청 사유를 서면기록으로 남겨 놓으라”고 주문하는 등 노골적으로 람정의 편을 드는 모습까지 보였다.
한편, 람정의 관계자는 이번 싱가포르 방문에 대해 "원래부터 계획된 사업"이라며 "지역주민들을 다 데려갔다면 '회유'라고 하겠는데 일부만 데리고 가서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더 많은 주민들을 대상으로 이 같은 사업을 추진해 이해를 넓힐 계획"이라며 "람정이 단지 부동산 개발만 하고 떠나는 회사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