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사체 집자비 건립에 주력"

[제주문화의 주역을 찾아서 11]한국서도협회 제주도지회

2014-06-24     박수진 기자

[제주매일 박수진 기자] 도내 서예단체 중에서는 가장 마지막으로 출범한 한국서도협회 제주도지회(지회장 조용옥, 이하 지회)는 2012년 4월 28일 창립했다. 서예인의 자긍심을 높일 수 있는 사업을 선보이기게 목표인 지회는 현재 45명이 활동하고 있다. 고문으로 원로 현민식·문기선·현병찬·김순택 선생이 위촉됐다.

조용옥 회장(사진)과 회원들을 24일 제주시내 한 카페에서 만났다.

지회는 2012년 11월 창립 전을 시작으로 ▲회원전시회 ▲회원연찬회 등을 열고 있다. 또 공모전 심사위원 실명제를 도입하고, 추사선생 필체 재현 등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와 함께 회원 간 단합을 위해 숲길과 오름 오르기 행사도 틈날 때 마다 진행 중이다.

회원들은 올 한해 가장 역점을 두고 진행할 사업으로 추사 김정희 유배길에 '추사체 집자비(集字碑, 전해 내려오는 글씨를 그대로 응용해 새긴 비)' 건립을 꼽았다. 이어 집자비를 건립해 추사체를 재현하고, 추사정신을 헌양하기 위해 진행할 예정이다.

조용옥 회장은 "이미 행정과 얘기가 끝났다. 올 하반기 중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지역 문화유산을 창조적으로 개발한다면 관광객 유치에도 도움이 되고, 도내 서예인의 자긍심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회원들에게 가장 흥미롭거나 반응이 좋았던 '사업'에 대한 추천을 부탁했다. 회원들은 '이 같은 반응이 나오는 건 쉽지 않다'며 입을 모았다.

"한문으로 된 서예작품은 읽기조차 버거운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서예는 작품성으로 보여 지는 외면보다, 작품을 창출해내는 서예가의 내면성을 더욱 중요시합니다. 개개인이 공들여 연마한 작품은 실속 있는 모습으로 관람객에게 선보여야 반응이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렇다면 서예의 매력은 무엇일까. 회원들은 서예의 장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고 말했다.

우선, 서예의 실력은 나이가 들어 '빛'을 발휘하고, 오히려 이때가 돼야 왕성하게 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란다. 예를 들어 '운동선수'들은 젊었을 때 왕성하게 활동하다 나이가 들면 은퇴를 한다. 하지만 '서예'는 정반대라는 것이다.

또한 좋은 문장에 단아한 글씨체로 일필휘지(一筆揮之)해 벽에 걸어두면, 이를 감상하는 사람들로부터 '지도자'가 될 수 있다고 했다.

회원들은 '서예인구'가 점점 들어들고 있는 현상에 대해 "안타깝다"며 말을 이어갔다.

"즐길 거리의 다양화라는 시대적인 흐름에 관심이 분산되면, 서예인구가 줄어드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서예는 2000년 이상 맥을 유지하며 올곧게 내려오는 예술입니다. 도도하게 흐르는 큰 물줄기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뜻있는 젊은 작가들에 의해 맥을 유지할 것이라 믿습니다."

회원들은 '서예가'를 꿈꾸는 어린이에게 조언을 건네며 인터뷰를 마쳤다.

"내 모습이 어떻게 비쳐지고 있는 지를 한 번 살펴봐야 해요. 한 번 스치고 지나가는 삶에서 내 정체성을 분명하게 세우는 일은 인생을 성공적인 삶으로 규정지을 수 있는 잣대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