元, 행정시장 야당 추천 기다리나

제주도, 당선인 측과 협의 통해 공모기간 연장 결정

2014-06-23     이정민 기자

접수 후보 있어 23일 오후 브리핑 계획 했지만 “당선인 의견 협조 차원서 수용”

[제주매일 이정민 기자]제주도가 민선 6기 원희룡 도정과 함께하는 행정시장(제주시·서귀포시) 공모 기간을 연장했다.

이는 원희룡 제주도지사 당선인 측과 협의를 통해 결정된 것이어서 원희룡 당선인이 차기 행정시장을 직접 임명하겠다는 의지로도 해석되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 19일부터 진행된 행정시장 공개모집 마감일은 23일 오후 모집기간을 원 당선인이 도지사로 취임한 이후인 다음달 2일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

연장 사유에 대해서는 ‘각계각층의 많은 인재들의 폭 넓은 참여를 통한 민선 6기 대통합 실현’이라고 설명했다.

마감일 연장은 이날 오전 원 당선인의 새도정준비위원회(위원장 신구범)와 협의를 하는 과정에서 새도정준비위 측이 기간 연장에 대한 의견을 제시한데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도는 이미 접수한 후보가 있어 공모 마감일 오후 6시쯤 마감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었지만 새도정준비위 측의 의견을 받아들여 일정을 연기한 것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새로운 임용권자인 원 당선인 측의 의견 제시에 대해 협조한다는 차원에서 이를 수용한 것이고, 마감시한 이전에 기간 연장은 언제든지 가능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새도정준비위와 협의 과정에서 접수자 숫자나 구체적인 신상에 대해서는 이야기한 바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번 행정시장 공모기간 연장에 대해 원 당선인 측이 따로 염두에 둔 인물이 있기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원 당선인이 지난 19일 기자회견을 통해 새정치민주연합에 ‘대연정’을 제안하며 “야당이 천거한 인사를 통해 건강한 내부 견제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고 인사 추천은 도지사가 임명권을 가진 모든 부분에 폭넓게 협의하겠다”고 직접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제주도당(공동위원장 김재윤·오수용)은 이에 대해 “정책연대는 하겠지만 인사는 정치적 거래 대상이 아니다”라고 완곡한 표현으로 거절했지만 원 당선인의 제안은 여전히 유효한 상태다.

이와 함께 원서접수가 끝나면 선발시험위원회 심사를 통해 직위별로 2~3인의 임용후보자를 선정한 뒤 도지사에게 추천하도록 되어 있어 원 당선인이 다음달 1일 제주도지사로 취임한 이후 자신의 손으로 행정시장 임명장을 주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새도정준비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 “(원 당선인의) 제안을 (야당이) 거부했다고 내버리는 것이 아니라 진정성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며 “새정치민주연합이 제안하면 수용할 수 있다는 것이고 (인사)협의체 구성 등 대화의 문은 열려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한편, 통상적인 일정을 보면 행정시장 공모 마감 후 최종 임명까지 약 7~8일가량 걸린다는 점을 감안할 때 민선 6기 첫 행정시장은 다음달 10일을 전후해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