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최초 신자 '김기량' 순례길 개통

2014-06-19     박수진 기자

[제주매일 박수진 기자]제주 최초의 신자이자 순교자인 김기량 펠릭스베드로의 숨결이 깃든 '김기량 길(영광의 길)'이 개통한다. 제주도는 천주교순례길 위원회 등과 함께 추진한 '김기량 길'이 21일 개장한다고 19일 밝혔다.

총 길이 9.3km인 '김기량 길'은 조천성당을 시작해 조천포구~환해장성~함덕포구~김기량 생가터~복자 김기량 펠릭스베드로 순교현양비까지 이어진다.

오는 8월 16일 한국을 방문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참석하는 '시복식'에 김기량의 복자(福者)품이 오를 예정이라, 이번 개장식의 의미를 더하고 있다.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 출신인 김기량은 바다로 나갔다가 풍랑을 만나 표류, 동료들을 모두 잃고 중국 광동 해역에서 영국 배의 구조를 받았다. 80여 일 동안 이 곳에서 머문 김기량은 신학생 바울리노에게 교리를 배워 제주에서는 처음으로 첫 번째 신자가 됐다.

1860년 가족을 중심으로 20여 명을 입교(入校) 켰고, 자신의 배에서 일하는 선원들에게도 교리를 가르쳐 예비신자가 되게 했다. 1866년에는 천주교인이 40여 명으로 늘어났다.

1866년 병인박해가 일어난 직 후 무역을 하러 통영으로 나간 김기량은 이 곳에서 천주교 신자라는 사실이 밝혀져 체포됐다. 수차례 문초와 형별을 받았으나 굴하지 않고 굳게 신앙을 지켰다.

한편 제주도는 2012년 제주시 한경면 용수성지를 중심으로 한 '김대건 길(빛의 길)'을, 2013년에는 서귀포성당을 중심으로 한 '하논성당의 길‘(환희의 길)을 개통한 바 있다. 이어 미개통된 3개 코스인 ‘정난주길’(빛의 길), ‘신축화해길’(고통의 길), ‘이시돌길’(은총의 길)도 순차적으로 개장할 예정이다. 문의)064-710-3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