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역사공원 '리조트월드 제주' 어떤 사업?
16차례 MOU 실패 후 투자유치...도시계획위 심의 고도완화 및 용적률 상승 '특혜의혹'
[제주매일 고재일 기자] 원희룡 제주도지사 당선인측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이사장 김한욱, 이하 JDC)가 제주 신화역사공원 개발을 둘러싸고 대립하는 양상을 보이면서 해당 사업의 실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JDC의 ‘7대 선도 프로젝트’로 추진된 제주신화역사공원은 제1차 제주국제자유도시 시행계획에 따라 서귀포시 안덕면 서광리 산35-7번지 일대 398만6000㎡ 부지에 영상테마파크와 식음문화테마파크, 항공우주박물관 및 신화역사관 등 3개 지구로 사업진행을 계획했다
2007년 4월 시작됐으나 총사업비의 3분의 2 가량을 차지하는 1조580억원의 민자유치가 잇따라 무산되고 지나치게 넓은 부지로 사업추진에 애를 먹으며 A지구를 A지구와 R지구로 재분할하기도 했다.
▲A지구(22.5%)에는 페르시아 등 세계 신화를 주제로 한 월드테마파크 및 복합리조트, ▲R지구(25.7%)는 동양의 대표적 도시의 역사와 문화를 테마로 한 휴양리조트, ▲H지구( 15.0%)는 세계 각국의 식음문화와 테마관광을 주제로 한 휴양 리조트, ▲J지구(36.8%)는 제주와 한국의 신화적, 역사적 요소가 결합된 전통 테마파크와 항공우주박물관으로 추진하게 된다.
2009년 제주투자진흥지구 지정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실제 투자를 유지하지 못하는 등 난항은 계속됐다. 파라마운트사 등 외국기업과 가진 16건의 양해각서가 모두 수포로 돌아가는 등 개발사업의 돌파구는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2012년 8월 중국 상하이에서 개최한 투자유치 설명회에서 JDC가 새로운 업체를 발굴하며 사업이 급물살을 탔다. 중국의 부동산 개발업체인 ‘란딩그룹’이 8억달러(9000억원)의 투자의향을 밝혔기 때문이다. JDC는 이듬해인 2013년 8월 란딩그룹과 양해각서를 체결한 후 9월 사업협약 체결과 10월 토지매매계약을 잇따라 성사시켰다. 현재 사업을 추진 중인 람정제주개발은 란딩그룹과 란딩의 파트너사인 ‘겐팅싱가포르’의 합작회사다.
그러나 지난 4월 24일 열린 제주도의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에서 해당 사업지구의 건축고도가 종전 15m에서 20m로 완화되고, 용적률 또한 16%에서 23%로 늘어나는 등 뚜렷한 이유 없이 사업계획변경안이 승인됐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올해 초 외신보도를 통해 나온 사업지구 내 외국인 카지노 설립이 현실로 다가온게 아니냐는 우려를 표시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 당선인도 이 부분을 문제삼았다. 당선인측은 지난 17일 논평에서 “신화역사공원 내 리조트월드 제주의 숙박시설은 당초 1300실에서 4300실로 늘었다”며 “특혜의혹이 제기되고 있지만 해명은 없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건축허가가 나지 않은 상황에서 착공식 일정을 급하게 잡는 난맥상을 보였다”며 차기 도정으로 사업 추진을 넘길 것을 촉구했다.
도내 호텔업계도 “본래의 조성취지를 크게 벗어난 변경안 승인은 기존 호텔업계를 사지로 내모는 행태”라며 “카지노를 핵심으로 하는 대형리조트 건립 사업이라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어 대한 재심의를 촉구한다”고 반발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18일 성명을 통해 “도민여론을 무시하고 사업이 추진되면 제주도정은 물론 JDC 역시 도민적 저항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의당 제주도당도 논평을 내고 “중산간 곶자왈을 오염시키는 숙박시설에 대한 허가는 제고되어야 한다”며 “JDC스스로 사업을 철회해야 마땅하다”고 경고하는 등 반발기류는 점차 확산되고 있다.
한편, 제주도는 지난 달 30일 사업자로부터 건축허가 신청을 접수받아 현재 소방과 안전, 에너지 등 관련 부서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이달 말까지 사업자 측에 결과를 회신할 계획이다. 그러나 원 당선인이 사업에 대한 강한 재검토 의지를 피력하면서 실제로 허가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