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교시 완전한 폐지, 등교시간 늦춰 아침밥 준다

[첫 진보교육감의 탄생, 어떤 변화 바람 불어오나] 5. 건강하고 행복한 학교생활

2014-06-12     문정임 기자

[제주매일 문정임 기자] 이석문 교육감 당선인은 일부 학교에서 유지되고 있는 0교시를 실질적으로 폐지한다는 방침이다. 대신 아침 등교시간을 늦춰 학생들이 가족들과 아침밥을 먹고 나올 수 있는 시간을 주겠다는 구상이다.

이 당선인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5대 공약 중 네번째 공약으로 '아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학교환경 조성'을 제시했다. 이는 불안전한 먹거리와 추위·더위 등 불쾌한 환경 요소 및 폭력으로부터 아이들을 보호, 평화로운 학급·학교 공동체를 조성하겠다는 취지다.

'건강하고 행복한 학교생활'을 위한 세부 공약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아침밥이 있는 등굣길'이다. 

이 당선인은 과도하게 이른 등교는 아침밥을 거르게 만들어 학생들의 건강을 해치고, 수업 집중력을 떨어뜨려 학습능력을 낮춘다고 판단했다. 아침을 가족과 함께 할 경우 가족애를 키워 정서 안정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이 당선인은 앞서 무상급식 논쟁이 진행될 때 조식도 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논의가 있었으나 예산과 인력운용 문제로 무산된 것에 대해 아쉽다는 생각을 가져왔다.

이에따라 이 당선인은 올 하반기 중·고생을 대상으로 아침식사와 생활리듬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이고, 내년 상반기 다시 학부모와 교사, 학생을 대상으로 학교 등교시간 조정에 따른 설문조사를 진행한 뒤 2016학년도부터 중·고교의 일과 시작 시간을 조정 적용해나갈 예정이다.

현재 상당수의 학교들은 1교시 전 등교를 강제해 영어듣기평가나 자습을 하게 하는 등 사실상 0교시를 시행하고 있다.

제주시내 일부 일반계고 학생들의 등교시간은 7시 30분(1교시 시작 8시10분). 이동시간을 감안하면 적어도 6시30분에서 7시 사이에는 집에서 나와야 한다. 읍면지역 일반계고의 경우 동지역 일반계고보다 조금 늦은 8시20분(1교시 시작 8시30분)까지 등교하지만, 시내에서 먼거리를 통학하는 학생들이 많아 읍면지역 일반계고 학생들 역시 여유로운 아침을 맞기는 힘든 상황이다.

이와함께 이 당선인은 '건강하고 행복한 학교생활'을 위해 ▲학교급식으로 제공되는 수입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검사 의무화 ▲찜통·냉동 교실 개선 ▲인권교육을 바탕으로 나눔과 협력의 의미를 배우는 '평화샘 프로젝트' 추진 ▲학교폭력 문제, 처벌에서 예방중심으로 전환 등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이 중 '평화샘 프로젝트'는 일종의 학생 역할극으로, 아이들이 피해자·가해자·동조자·방관자·방어자로 역할을 나눠 극으로 재연하며 서로의 감정을 이해하는 기회를 갖게한다.

이 당선인은 아침밥 먹기 운동과 적정한 교실 기온 유지하기 등 쾌적한 학교생활을 위한 여건을 조성하는 한편, 현재 전국적으로 학교폭력 예방과 감소에 효과를 거두고 있는 평화샘프로젝트를 일선 학교에 적용해 따뜻하고 즐거운 학교분위기 실현에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간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