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보금자리’이자 ‘평생월급’”

2014-05-28     제주매일

 

이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 대부분의 우리나라 중장년들에게 내 집 마련에 대한 꿈은 어려운 고비 때마다 그 순간을 버티게 해 주는 힘이었고 또 노력한 만큼 투자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수행하였다. 그러다보니 현재 우리나라 60대 가구의 경우 부동산이 전 재산의 80%나 차지할 정도에 이르렀는데 문제는 집 말고는 변변한 금융자산이 없다 보니 은퇴 후 생활비 마련이 난감하다. 평균 수명 증가로 부모세대와 자녀세대가 같이 늙어가는 판에 자녀에게 생활비를 보조받기는 더더욱 어렵게 되었다. 실제로 최근 어떤 설문조사를 보면 우리나라 중장년층 60% 이상이 노후대책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 지금 살고 있는 집이라고 대답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도대체 집이 무슨 노후대책이란 말인가. 예금처럼 찾아 쓸 수도, 주식처럼 조금씩 쪼개 팔 수도 없고 그렇다고 통째로 팔면 어디 가서 등 붙이고 살 것인가. 담보대출을 받자니 수입도 없는 노후에 원리금 상환은 무슨 돈으로 한단 말인가. 이러한 곤혹스런 상황이라면 주택연금에 눈을 돌려보자.

주택연금의 가장 큰 매력은 평생 자기 집에서 살면서 평생 다달이 정해진 연금을 받는다는 것이다. 노후대책을 마련하지 못해 고민하는 어르신들의 입장에서는 주거와 생활비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두 번째 장점은 가입자가 먼저 사망하더라도 남은 배우자가 사망할 때까지 원래의 금액 그대로 계속 연금을 지급받는 부부형이라는 점이다. 홀로 남게 될 배우자에게 마지막까지 든든한 버팀목이 되는 것이다.

세 번째 장점은 가입자에게 추가 청구를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주택연금에 가입한 후 집값이 크게 떨어지거나 혹은 너무 오래 살아서 집값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연금으로 받았다 해도 부족한 금액을 자녀들에게 청구하지 않는다. 반대로 집값이 올랐거나 안타깝게 일찍 사망하여 집값보다 적은 금액을 연금으로 받았다면 주택을 처분하고 남는 금액은 자녀들에게 돌려준다. 이익은 가져가고 손실은 지지 않아도 되니 오래 살수록 유리하고 집값이 떨어져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네 번째 장점은 연금지급을 국가가 보장하기 때문에 지급중단 위험이 없다는 점이다. 그 밖에 가입주택의 재산세를 25% 감면해 주는 것과 같은 혜택은 덤이다.

2007년부터 정부의 보증으로 시작된 주택연금에 지금까지 2만명에 가까운 어르신들이 가입하여 다달이 연금을 지급받고 있다. 60세 이상의 부부가 시가 9억원 이하의 주택 한 채를 소유하고 있거나 두 채를 소유하고 있더라도 한 채를 3년 안에 팔 예정이라면 지금 주택연금에 가입할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주택연금의 평균 가입연령은 72세로 평균 월 약 100만원을 받고 있는데 이는 국민연금공단이 발표한 부부 기준 필요생활비 130만원의 77%에 해당하는 액수로 생활비가 부족한 어르신들이 비록 풍요롭지는 않더라도 자녀의 도움 없이 능동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제주지역의 경우 집값이 높지 않기 때문에 연금액이 전국 평균에 비해 적은 수준이겠지만 국민연금과 주택연금 등을 잘 조합하면 많은 어르신 가구들이 기초적인 노후생활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주택연금에 가입하신 어느 어르신의 체험수기 중 한 구절이다.

정성을 다하여 살아왔다고 자부하기엔 부족한 인생이지만 노후에 마지막 동반자를 잘 만나야 하거늘 주택연금이야말로 내 마지막 동반자가 틀림없다. ... 부부 어느 한 쪽은 먼저 그리고 남은 한 쪽은 나중에 가기 마련이다. 하지만 주택연금은 우리 부부 중 남은 한 쪽의 마지막 생명과 같이 하기에 그 의미가 더욱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