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익과 원희룡.신구범 후보의 선거공약

2014-05-22     제주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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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경제정의실천연합의 6.4도지사선거 20개 제주 현안 질의 중 제주~전남 해저고속철도에 대한 원희룡.신구범두 후보의 답변은 이러했다.
우선 원희룡 후보다. “공항 인프라 확충이 우선이다”라고 했다. 다음은 신구범 후보다. “도민 공론화가 우선이며 사전 타당성검토가 선행돼야 한다”고 했다. 이는 제주~전남 해저 고속철에 대한 두 후보의 선거공약이라 해도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두 후보 답변의 행간의미(行間意味)를 살피 건데 모두가 적극적이지 않다. 원희룡 후보는 ‘공항 인프라 확충 우선’이라는 말로 핵심을 피해 갔다. 공항 인프라 구축 후엔 제주~전남 해저고속철이 건설 돼야 하는지 여부가 불투명하다.
신구범 후보도 마찬가지다. 공론화를 우선으로 타당성 검토 결과 경제성이나 기술적으로 타당하다는 결론이 나오면 추진할 수도 있지 않으냐는 맛이 풍기지만 그렇다고 꼭 해저 고속철도가 제주도를 위해서, 아니 대한민국을 위해서 필요하다는 철학은 아닌 듯하다.
다른 공약들을 예외로 오직 제주~전남 해저고속철만을 놓고 볼 때 원희룡-신구범 두후보가 어쩌면 용단이 적어 보인다. 적어도 세월호 참사를 지켜 본 일개 자치도의 도지사 후보라면 경실련이 묻기 전에 공약 1순위로 해저고속철을 내세워야 한다. 그래서 도민들에게 희망을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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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전남 해저고속철은 용이나 봉황의 태몽(胎夢)을 꾼 뱃속의 생명과 같은 존재다. 한반도 통일 후든 그 전이든 남한의 철도가 북한~러시아~유럽을 관통할 때 제주도는 시발점임과 동시에 종착지가 된다.
이렇듯 제주도민들이 길몽(吉夢)을 꾸고 있는 태내(胎內)의 귀중한 생명을 제주도지사를 하겠다는 사람들이, 일부 반대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 두려워 물에 술 탄듯, 술에 물탄 듯한 얘기로 유권자들의 눈치나 보는 것은 온당치 않다.
자유당 시절 강성익 후보의 공약은 ‘대 제주건설(大 濟州建設)’이었다. 대 제주 건설을 위해 제-목(濟-木) 간 다리를 놓겠다 했다. 예산이 없을 테니 월급을 받지 않고 보태겠다 했다. 그는 이러한  공약을 내걸고 도지사에 당선 됐으나 제-목 다리는 놓지 못했다.
그러나 그 시절 제주도의 유권자들 중에 강성익 후보의 제-목다리 건설을 믿는 이는 한사람도 없었다. 그러나 그는 연륙의 꿈을 도민들에게 키워 주었다. 설문대 할망의 연륙 다리 전설로 위안을 삼던 시절의 강성익 후보 공약은 실천 이전에 도민에게 꿈을 키워 줬고 그에게 희망을 본 유권자들은 결국 그를 도지사로 뽑았다. 70년 가까이 흘러간 지금도 그 공약을 공약(空約)이라고 생각하는 도민은 없다. 도리어 그 공약은 지금도 유효하다. 그래서 해저 고속철을 거론하고 있지 아니한가. 설문대할망이 없는 전라남도가 도리어 전남~제주 해저고속철에 더욱 적극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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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해저고속철이라면 공항인프라 확충쯤은 내팽개쳐도 좋다. 언제까지나 정부가 제주 공항 인프라 확충을 ‘나 몰라라’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한 배짱이 없을 것이다. 어느 정권을 불문하고 이착륙하다 사고가 나든, 공중 충돌이 일어나든, 제주공항 괄시로 인한 제2의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을 때는 우선 대통령부터 물러나야 하기 때문이다.
해저고속철의 필요성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서울~제주의 거리를 3시간 내로 단축시킬 수 있고 세월호 사건 이후 항공편으로 몰리는 여객들을 분산 수용할 수 있다. 제주의 화물 수송난을 해결할 수 있으며  기상악화로 발 묶인 수 백명 항공승객들을 신속히 수송할 수가 있다. 특히 대형 해상사고를 크게 줄일 수도 있다, 해저고속철 개통과 함께 제주 관광객은 일거에 연간 2000만 명 시대가 열릴 것이다. 그리고 드디어 ‘대 제주건설’이 완성될 것이다.원희룡-신구범 후보는 생각을 바꾸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