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 가슴 아파하고···잊지 말자”
세월호 참사 희생자 추모 범국민촛불행동 집회
진상 규명 서명 운동·책임자 처벌···거리 행진도
2014-05-18 김동은 기자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고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대규모 촛불 집회가 전국 각지에서 열린 가운데 제주에서도 어둠이 내리자 환한 촛불이 켜졌다.
제주시민촛불모임은 17일 오후 7시 30분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 추모·실종자 신속 구조·수색과 진상 규명을 위한 범국민촛불행동’ 집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를 주최한 제주시민촛불모임은 미국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 집회 이후 가장 많은 인파인 500여 명(경찰 추산 300여 명)이 참가했다고 밝혔다.
어린 아이들의 고사리 같은 손부터 단원고등학교 학생들과 같은 또래 고등학생들의 손, 40~50대 학부모들의 손에는 촛불이 들렸다.
참가자들은 세월호 참사로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또 정부의 미흡한 대응을 지적하는 동영상을 시청하며 ‘박근혜 정부 퇴진’을 촉구했다.
특히 세월호 희생자 추모곡인 ‘천개의 바람이 되어’가 흘러나오자 일부 참가자들은 고개를 떨군 채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주부 강지연(40·여)씨는 “자식을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가슴이 아파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아이와 함께 촛불 집회에 참가하게 됐다”며 “더 이상 같은 비극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관형(31)씨도 “세월호 참사를 더욱 아파해야 하는 것은 물론 기억해야 하며,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에서는 세월호 침몰 사고의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서명 운동도 함께 이뤄졌다. 촛불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제주시 아라동 제주지방해양경찰청까지 거리 행진을 펼치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제주해경청 정문 앞에서 “해경의 허술한 초동 대응과 더딘 수색 작업이 인명 피해를 키웠다”며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이날 촛불 집회는 참가자들이 각자의 목소리를 노란 리본에 담아 제주해경청 울타리에 매다는 순서를 마지막으로 마무리됐다.
한편, 이날 경기 안산·의정부·대구·창원·김해·거창·광주·강릉 등에서도 크고 작은 세월호 희생자 촛불 추모제와 추모 연주회 등이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