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 항공사 설립 ‘산 넘어 산’
공청회서 수익성, 안전성 확보 방안 지적...인력수급, 정비문제도 제기
[제주매일 고재일 기자] 속보=협동조합 형태로 항공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가칭 ‘제주 하늘버스 협동조합’(본지 13일자 2면 보도)이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걸림돌을 제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항공사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수익성은 물론, 특히 무엇보다 중요한 항공기의 안전성 확보방안 등이 풀어야할 과제로 꼽혔다.
(협)한국협동조합창업경영지원센터(이사장 김성오)와 (사)제주사회적기업경영연구원(이사장 고부언)은 13일 제주 벤처마루 10층 세미나실에서 ‘제주도민의 항공이동권 보장을 위한 제주 하늘버스 협동조합 설립 공청회’를 개최했다. 주식회사 형태가 아닌 협동조합 방식의 항공사를 설립해 왕복 8만원 대의 저렴한 요금으로 제주기점 항공기를 운영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2만 명의 조합원을 모집해 100억원의 자본금을 조성하고 여객기(보잉737-800) 2기와 수송기(에어버스300) 1기 등 모두 3기의 항공기를 가동한다는 구상이다.
공청회 시작부터 항공사의 수익성이 문제로 지적됐다. 패널로 참석한 김진수 한라소비자생활협동조합 이사장은 “제주항공이 흑자로 전환될 때까지 설립 후 5년이 경과했다”며 “국내 항공사의 평균요금에 비해 40% 이상을 할인하고 바로 흑자구조로 연결이 된다는 사업제안이 다소 염려스럽다”고 철저한 사업성 검토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이재인 한국항공정비주식회사 대표도 “항공사 운영비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유류비와 정비료”라며 “저가항공은 주로 비용을 줄여서 수익을 남기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세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특히 이번 세월호 참사를 통해 알려진만큼 안전문제는 자칫 잘못하면 회사의 존폐를 넘어 국가적인 재앙으로 확대된다”고 안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우봉 전 한성항공 대표는 “항공사의 성공요인은 첫 번째 자본과 안전, 두 번째는 서비스 품질, 그 다음은 인적자원의 확보”라면서 “고용안정성을 위해 직원조합원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제안하고 있으나 밖에서 보면 항공업무 경력자는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이야기했다. 또 “조금이라도 정비와 운항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보잉과 에어버스로 이원화된 여객기와 화물기의 기종을 한 종류로 통일시켜야 한다”며 “1대만 운항이 계획된 화물기 역시 고장 등의 상황에 대비해 여력기를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성오 이사장은 제안 설명을 통해 “협동조합 항공사는 기존 항공사와는 전혀 다른 시장으로 서로가 영역을 침해하거나 경쟁하지 않아도 되는 시장이라 생각한다”며 “항공운송면허 문제라든가 공항사용문제 등 풀어야할 과제들이 많지만, 신임 도지사와 국토교통부 등 정부관계자가 참여하는 제2차 협동조합 공청회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