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원 11만명 투입 고사목 54만여 그루 제거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작업 어떻게 해왔나>
[제주매일 이정민 기자] 제주도 소나무재선충병 방제대책본부는 지난해 9월 2일 ‘소나무재선충병과의 전쟁’ 선포에 따른 1차 방제작업을 마무리했다고 8일 밝혔다.
제주도는 지난해 1월 이후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소나무 고사목 54만5000여 그루를 지난달 말까지 제거하고 파쇄, 소각, 훈증 및 매몰 등 사후처리 작업도 완료했다.
제주도는 이달 중순부터 오는 8월까지 소나무재선충병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의 활동이 이뤄지는 만큼 앞으로 5차례에 걸쳐 항공방제와 수시 지상방제 등을 통해 소나무재선충병의 발생 빈도를 최대한 억제할 방침이다.
도내 소나무숲 39% 피해… 사망 3명·부상 15명 등 인적사고도 잇따라
▲지금까지 추진 경과
제주도는 지난해 7월 이후 소나무재선충병 피해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같은 해 9월 2일 ‘소나무재선충병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우근민 제주도지사는 같은 달 24일 대도민 호소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같은 해 10월 (사)한국산림기술사협회의 피해지역 정밀조사 후 기존 방제전략을 ‘소나무 고사목 단계별 방제전략’으로 수정하고 제거한 고사목을 자원화하기 위해 도내 열병합발전소와 무상양여 협약을 체결했다.
12월에 재선충병 피해지에 대한 대체산림자원 조성과 생육환경 개선을 위한 계획을 수립했고 올해부터 피해지 복원을 위한 ‘100만 그루 나무심기’ 등 생명의 숲 살리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월 이후 발생한 재선충병에 의한 소나무 고사목은 전체 소나무숲 면적(1만6884ha, 도내 산림의 18%)의 39% 수준인 54만5000여 그루로 추정되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해 22만1000그루를, 올 들어서도 지난달 말까지 32만4000그루를 제거했다.
방제 과정에서 사망 3명·부상 15명 등의 인적 피해도 발생하며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유관기관과의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요구되기도 했다.
하루 평균 700여명·130여대 장비 활용… 사업비 447억원 달해
▲투입된 인력·예산·장비는
제주도는 소나무재선충병의 매개충(솔수염하늘소)이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는 5월 이전 종료를 목표로 막대한 예산과 인력 및 장비를 단기간에 집중 투입했다.
그동안 투입된 인력은 벌채공 등 전문 인력 6만8000명, 자원봉사자 4만2000명 등 연인원 11만명에 달한다.
나무를 들어 올리는 우드그랩 등 1만5000대의 전문 장비와 1만2000대의 운반차량 등 2만7000대의 장비·차량이 투입됐다.
이는 하루 평균 700여명 꼴이고 130여대의 장비가 고사목 제거에 활용된 셈이다.
총 사업비는 국비 179억원과 지방비 260억원을 비롯해 도민들이 기탁한 현금과 나무주사 약품 등 8억원 가량의 금품을 포함해 모두 447억원에 이른다.
항공방제 추진·제주형 방제 매뉴얼 체계화… 남아있는 고사목은 9월부터 제거 작업
▲앞으로 계획은
제주도는 올 여름에도 지난해와 같은 고온·가뭄 등 이상기후가 재현된다면 소나무재선충병이 다시 창궐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시간을 두고 수차례에 걸쳐 지속적인 방제작업을 진행한다.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가 번데기를 벗고 성충이 되는 ‘우화’로 피해 확산 가능성이 높아지는 이달 중순 이후 방제작업은 5회에 걸친 항공방제(2000ha)로 진행되고 그 동안 방제 과정을 평가한 백서를 작성, 제주형 방제 매뉴얼로 체계화하는 작업도 추진한다.
현재 남아있거나 앞으로 발생하는 고사목에 대한 제거 작업은 오는 9월부터 재개할 예정이다.
제주 지역에 부족한 산림전문인력과 장비 확충을 위해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전담조직을 상설화하고 산림사업 전문 인력 규모를 올해 200여명에서 2020년까지 500명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제주 기후의 아열대화에 대응해 새로운 산림자원·병해충 방제를 연구할 연구센터 마련을 추진하며 국립산림과학원과 한라산연구소 간 업무협약을 체결, 공동연구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현을생 제주도 재선충병 방제대책실무본부장은 “소나무재선충병에 의한 고사목 제거작업이 한숨 돌린 상태이지만 재선충병 방제는 시간을 두고 여러 차례 작업을 거쳐 반생 빈도를 낮추는 게 목표인 만큼 도민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