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하마나호 구명장비도 제 기능 상실
2014-04-27 진기철 기자
[제주매일 진기철 기자] 세월호의 ‘쌍둥이배’이자 인천과 제주를 오갔던 여객선 오하마나호의 구명장비도 대부분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검경합동수사본부에 따르면 청해진해운의 오하마나호의 시설 등을 검증, 구명벌과 안전슈트(비상탈충용 미끄럼틀)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
검증결과 39개의 구명벌은 모두 정상적으로 펴지거나 분리되지 않는 등 구명 장비에 문제가 많아 비상상황에서 제대로 작동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특히 구명벌은 발로 차도 작동하지 않을 정도로 일부 장치가 부식됐고 비상탈출용 미끄럼틀은 망치로 두드려도 작동하지 않을 정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구명벌과 안전슈트는 배가 침몰할 때 승객들이 안전하게 탈출하도록 돕는 장비로, 바닷물에 침수되면 수압을 감지해 자동으로 펼쳐지거나 안전핀을 뽑으면 바로 팽창하도록 설계돼 있다. 세월호의 경우에는 사고 당시 제대로 펼쳐진 구명벌은 1개뿐이었다.
이와 함께 오하마나호는 뱃머리 컨테이너 고정장치가 없거나 쓸 수 없는 형편이었고 화물칸의 결박장치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본부는 청해진해운의 안전관리 책임자가 구명장비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게 확인되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처벌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오하마나호는 1989년 일본에서 건조돼 2003년 3월 국내에서 취항했다.
호하마나호는 세월호와 마찬가지로 구조를 변경해 여객 정원, 컨테이너 적재 한도 등을 늘렸고 세월호와 규모가 비슷해 쌍둥이 여객선으로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