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살배기 엄마 끝내 주검으로

세월호 극적 구조 권모양 어머니 시신 수습
일가족 제주서 귀농의 꿈 물거품 ‘안타까움’

2014-04-24     김동은 기자

[제주매일 김동은 기자] 세월호에서 가족과 떨어져 홀로 구조된 권모(5)양의 어머니가 결국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왔다.

24일 제주도에 따르면 23일 오후 11시50분께 세월호 선내 수색 과정에서 권양의 어머니인 한모(29·여)씨가 숨진 채 발견돼 전남 진도군 팽목항으로 이송됐다.

현재 한씨의 시신은 팽목항 임시 시신안치소에 안치돼 있다. 유족들은 권양의 아버지(51)와 오빠(6)의 생사가 확인되는 대로 한씨를 서울아산병원으로 옮겨 장례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차가운 주검으로 돌아온 한씨는 부모와 오빠를 잃어버리고 홀로 구조돼 국민들을 안타깝게 했던 권양의 어머니다.

권양의 부모는 서울에서 5년여 동안 계단 청소를 하며 어렵게 살다가 귀농을 위해 제주에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이사를 가던 길에 사고를 당했다.

특히 한씨는 침몰 당시 마지막까지도 어린 딸을 구하기 위해 구명조끼를 입히고 등을 떠미는 등 탈출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한씨의 시신은 발견됐지만 남편과 아들의 생사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6월 서귀포시 중문으로 전입한 이모(51·여)씨의 소식도 여전히 불분명한 상태다.

실종자 가족들은 현지에 파견된 제주도 사고수습지원대책본부와 함께 기적 같은 생환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진도 실내체육관에는 권씨의 형 등 5명과 이씨의 아들 등 4명이 서로 의지하며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진도 현지에 파견된 제주도 관계자는 “시간이 흐르면서 실종자 가족들이 점점 지쳐가고 있다”며 “하루 빨리 실종자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