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하던 제주 신천리에 무슨 바람이?

지난해 영화 '선샤인' 촬영돼…
이를 계기 '문화 마을'조성 박차

2014-04-23     박수진 기자

[제주매일 박수진 기자] 서귀포시 성산읍 신천리. 조용하기만 하던 이곳이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지난해 이곳에서 영화 '선샤인'이 촬영된 게 첫 시작이 됐다. 이를 계기로 신천리 전체를 '문화가 흐르는 마을'로 만들 채비를 하고 있어, 이곳이 '문화 숨결'이 깃든 곳으로 부각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해 촬영을 마무리 한 영화 선샤인(제작사 이달투·(주)영화사 통, 감독 박진순)은 탈북한 소녀가 '신천리'에 머물며 화가로 성장하는 모습을 그렸다. 영화에는 가수 다나와 영화배우 이미소 등이 출연한다.

'신천리'가 어떻게 영화 촬영장소로 선택받게 됐을까.

선샤인 제작진은 스토리상 '바닷가 마을'촬영씬이 필요했다. 일일이 찾아다니며 장소를 물색할 수 없던 제작진은 '한국어촌어항협회'를 통해 대상지를 신청받았다. 그 중 한곳이 '신천리'였다.

생전 처음 와본 신천리는 제작진들의 마음을 빼앗기 충분했다. 눈앞에 펼쳐진 신천리 포구는 '촬영장소'로 제격 이였단다. 또한 마을 자체도 깨끗하고 조용해 제작진들 모두 이곳에 매료됐다.

10일 정도 '신천리'서 영화를 촬영하다보니 제작진과 주민들은 완전히 정이 들었다. "이렇게 좋은 마을이 왜 알려지지 않았을까"라는 대화에서 출발한 제작진의 생각은 하나의 사업으로까지 이어지게 됐다.

이에 따라 선샤인 제작진은 제주도와 제주영상위원회, 신천리 등과 협의해 이곳을 '문화가 흐르는 동네'로 만들자고 결정했다.

그렇게 시작된 게 올해 사업비 1억 원이 투입된 '신천 아트 빌리지 조성사업'.

선샤인 제작진은 일단 올해는 사업의 '기반'만 다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앞으로 중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이곳을 사람들이 북적이는 동네로 만들겠단다.

오는 26일까지 1차 메인코스(신천리사무소~신천리 포구)에 벽화를 그리고 조형물 등을 설치할 예정이다. 사업은 여럿 작가들이 진두지휘 한 가운데, 주민들과 초등학생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게 된다.
또한 현재 화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도 오는 7~8월쯤 신천리에 입주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신천리사무소 바로 건너편에 위치한 '마을창고'가 갤러리로 탈바꿈된다. 성산읍 자체 예산 3000만원이 투입됐다.

신천리 관계자는 "지난해 아무것도 없는 마을에 영화 '선샤인'을 찍는다는 소식에 무척이나 기뻤다"며 "촬영을 계기로 신천리가 '문화가 흐르는 마을'로 조성된다는 소식에 제작진에게 너무 고마웠다"고 말했다.

이어 "마을에 벽화가 하나 둘씩 그려지니, 어르신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 거냐며 무척이나 궁금해 했다"며 "이제 막 시작한 단계지만, 사업이 완료되면 (신천리는) 제주에 오면 한번쯤은 꼭 와보고 싶은 마을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영화 '선샤인'은 올 하반기쯤 개봉할 예정이다. 개봉 전 신천리에서 시사회 겸 영화상영회를 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