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사랑한다”

세월호 사고 현장 출동 중 순직한 해군 병장 영결식
해군, 임무수행 중 숨졌다고 보고 순직 처리할 예정

2014-04-22     김동은 기자

[제주매일 김동은 기자] “엄마가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 사랑한다 내 아들···”

세월호 침몰 사고 현장으로 출동하던 중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은 제주 출신 해군 故 윤모(21) 병장의 영결식이 22일 오전 해군 제주방어사령부에서 엄수됐다.

이날 영결식은 윤 병장의 유족과 동료 장병, 도내 기관·단체 관계자 등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해군 7전단장장으로 치러졌다.

김종일 해군 제7기동전단장은 조사에서 “같이 바다를 누비던 기억이 생생한 데 앞으로 함께 할 수 없다는 사실에 눈물이 앞을 가린다”며 “당신이 그토록 좋아했던 바다를 끝까지 지키겠다”고 말했다.

윤 병장의 후임 정명훈 수병은 추도사를 통해 “인도양과 대서양, 태평양을 누비며 함께 한 윤 병장의 환한 미소를 기억한다”며 “부디 아무런 고통 없이 하늘에서 편히 쉬길 바란다”고 기도했다.

윤 병장의 어머니는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준비했지만 차마 읽지 못하고 흐느꼈다. 영결식장은 이내 울음 바다로 변했다.

윤 병장의 어머니는 “다음 세상에서도 엄마 아들로 다시 태어나겠다고 말해줘서 고맙다”며 “엄마가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라고 말하며 오열했다.

해군 구축함 대조영함 소속 윤 병장은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한 지난 16일 수색 작업 지원을 위해 진도 해상으로 이동하던 중 머리를 다쳐 의식 불명 상태에 빠졌다가 결국 숨졌다.

특히 체육학도를 꿈꿨던 태권도 유단자인 윤 병장은 전역을 불과 2개월 앞두고 사고를 당해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해군은 윤 병장이 임무수행 중 숨졌다고 판단하고 순직 처리할 방침이다. 고인의 시신은 제주 양지공원에서 화장돼 납골당에 안치됐다가 순직 결정 후 가족의 뜻에 따라 안장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