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장만 여론의 뭇매를 맞을 일인가

2014-04-22     제주매일

        

세월호 침몰 때 승객을 버리고 도망친 선장만 여론의 뭇매를 맞을 일인가. 물론 시시각각 침몰해 가는 여객선을 눈앞에 두고 승객들에게는 “자리에서 떠나지 말라” 지시해 놓고 혼자 도망쳐 살아난 이준석 선장의 죄는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만큼이나 무겁다. 그리고 전 국민의 여론의 뭇매를 아무리 맞아도 지나침이 없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와 관련, 여론의 뭇매를 맞아야 할 사람들은 과연 선장뿐이겠는가.
사고 여객선 세월호는 일본에서 들여온 18년 된 노후 선박이다. 거기에다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은 정원과 적재량을 대폭 늘리기 위해 여객선 뒷부분을 증축했다. 이로 인해 무게 중심이 위로 올라가 복원력이 떨어지고 배 흔들림이 심해졌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증축허가는 받았지만 과연 안전기준 등을 충족시켰는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세월호를 운항했던 한 선장은 배의 흔들림이 너무 심해 배를 타고 싶지 않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월호 증축 때 이미 사고가 예정돼 있었다는 얘기에 다름 아니다.
여객선 안전 관리도 문제다. 내항여객선 안전관리는 해운업법에 따라 한국해운조합이 관리 감독한다. 하지만 해운조합은 해운업체가 회원인 이익단체다. 제대로 여객선 안전관리를 할 수 있었느냐는 의문이 생긴다.
세월호 안전점검에도 문제가 있었다. 당국은 침몰 50일 전인 지난 2월 25일 안개 철 특별 점검을 실시했다. 31개 조항을 점검 했는데 수밀문(水密門) 작동 불량등 5개 항목이 미비점으로 지적 됐다. 하지만 조치 결과는 선사 측으로부터 “시정했다”는 답변만 받았을 뿐 확인은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해양수산부 등이 국내 여객선 안전점검에 걸린 시간이 1척당 평균 13분이라니 이러고도 사고가 없기를 바랄 수 있겠는가. 안전연수교육도 눈 가리고 아웅 식이다. 청해진해운의 1년 안전연수비가 56만원이다. 이들 모든 사항들이 세월호 참사와 무관하다 할 수 없다.
세월호 사건과 관련,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수사를 벌이고 있다. 여객선 침몰과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있다면 나라의 곳곳을 전 방위적으로 수사해야 한다. 세월호 증측과 관련된 이면, 선박 안전 점검과 지도 감독을 둘러싼 의문점, 해수부?안전행정부 등의 직무 유기, 심지어 뇌물 수수 여부에 이르기까지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 그래서 중죄 자에게는 엄벌과  국민의 뭇매를 함께 받아야 한다. 유족.국민들의 외상후 스트레스치유에 도움이 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