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원 담은 ‘희망의 빛’ 실종자에 전해지길…”
세월호 실종자 무사귀환 희망 촛불 잇따라 밝혀
[제주매일 진기철·김동은 기자] 세월호 침몰사고 닷새째.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수색작업에 실종자 가족은 물론 온 국민의 마음은 타들어만 간다.
따뜻한 가족의 품으로 돌아와야 할 우리의 아들과 딸…. 실종가족이 반드시 살아오리라는 믿음과 희망, 그리고 희생자를 기리는 참을 수 없는 슬픔과 비통함이 제주사회를 뒤덮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기적을 바라며 기도하는 것뿐이라는 게 너무 미안해. 꼭 살아서 다시 돌아와줘….”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희생자를 애도하고, 실종자의 무사 귀환을 염원하는 촛불이 제주에서도 밝혀졌다.
세월호 침몰 사고 발생 나흘째인 지난 19일 오후 7시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서 시민촛불모임의 주최로 ‘세월호 실종자 무사귀환 염원 제주도민 촛불 문화제’가 열렸다.
어린 아이들의 고사리 같은 손부터 실종된 단원고등학교 학생들과 같은 또래 고등학생들의 손, 40~50대 학부모들의 손에는 희망이 촛불이 들렸다.
이날 쌀쌀한 날씨에도 100여 명의 도민은 촛불을 밝힌 채 실종자들이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길 한마음 한뜻으로 기원했다.
주부 현은정(46·여)씨는 “자식을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추운 곳에서 떨고 있는 아이들을 생각하면 눈물만 나온다”며 “아이들이 빨리 돌아와서 따뜻한 부모의 품에 안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지연(17)양은 “또래 친구들이 사고를 당해 너무 가슴이 아프고 안타깝다”며 “친구들이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제발 무사히 돌아왔으면 좋겠다”며 울먹였다.
어린이적십자(RCY)단원도 세월호 침몰 실종자들의 생존과 무사 귀환을 염원하며, 고사리 손에 촛불을 들었다.
초등학생으로 이뤄진 RCY 단원들은 지난 18일 대한적십자사 제주지사 강당에서 모든 실종자가 하루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길 기원하는 짧은 글을 남기며 기적을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전달했다.
이어진 촛불의식 행사에서 학생들은 한 데 손 모아 “다시는 이런 안타까운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 달라”고 기도했다.
20일 부활절을 맞아 교회와 성당에서는 예배와 미사를 잇따라 열고, 세월호 침몰 참사 희생자의 명복과 실종자 귀환을 바랐다.
강우일 천주교 제주교구장은 “세월호의 침몰로 귀중한 목숨을 잃은 이들과 실종된 이들로 인해 이 시간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죄 없는 아이들이 대규모로 희생됨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며 비통해 했다.
강 주교는 “우리 모두 희생자 가족에게 용서를 구해야 한다”며 “구조를 위해 애쓰는 모든 이들에게 감사를 표하며 하느님께서 용기와 힘을 내려 주시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류승남 대한예수교장로회 제주노회장은 “그 어떤 말로도 슬픔을 당한 자에게 위로할 수 있는 말은 없다”며 “우리 모두가 슬픔을 당한 이들에게 주님께서 눈물을 닦아 주시고 위로해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하자”고 무사 생환을 염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