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끼 못 입은 사람 많아···배 안은 아비규환”
세월호서 구조된 도민 20명 제주 도착
김동수씨 등 6명 사고 당시 상황 전해
2014-04-18 김동은 기자
세월호에서 구조된 도민 20명은 17일 오전 전남 해남 우수영을 출항한 여객선을 타고 이날 오전 11시40분께 제주항 3부두에 도착했다.
생사의 고비를 넘나든 탓인지 배에서 내린 이들은 두통과 어지러움 증상 등을 호소하며 다소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 가운데 오용선, 정창진, 홍태철, 심상길, 김동수, 김영천씨 등 6명은 이날 제주연안여객터미널 내 한국해운조합 제주지부 회의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고 당시 상황을 생생히 전했다.
이들은 “배가 급격히 방향을 튼 뒤 기울기 시작해 ‘쿵’ 소리가 났다”며 “깜짝 놀라 밖을 보니 컨테이너가 바다에 떨어져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쿵’ 소리가 먼저 났다는 것은 잘못됐다”며 “충격음은 배 안에 실려 있던 컨테이너나 차량들이 한쪽으로 밀리면서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들은 “배가 기우는 데도 선내 방송에서 움직이지 말고 기다리라고 하는 바람에 오히려 많은 사람들이 빠져나오지 못했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배가 기울기 시작했을 때 바다로 뛰어내리라고 했어야 했다”며 “뛰어내리라는 선내 방송이 배가 90도 가까이 기울었을 때 나왔지만 그땐 이미 늦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당시 내부는 한마디로 아비규환의 현장이었다”며 “구명조끼가 있어도 못 꺼내거나 못 입는 사람들도 많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