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비리, 살풀이 굿이라도 해야 하나
2014-04-17 제주매일
제주도내 곳곳에 만연되고 있는 공직 비리가 또 다시 제주시 소속 공무원에 의해 저질러졌다.
제주도 자치경찰단에서 회계 업무를 담당하던 제주시의 한 공무원이 법인카드 사용(私用)과 ‘카드깡’ 수법 등으로 총 180여회에 걸쳐 2760여만 원의 공금을 가로챘다가 경찰에 입건 됐다고 한다.
지난 3~4년 이래 제주도내 공직사회의 비리는 수도 없이 터져 나왔다. 비리 액수도 많으면 수십억 원, 적어도 수천만 원이다. 도민들은 공직사회의 잦은 비리 소식에 면역이 되었는지 지금은 웬만한 부정부패 사건을 접해도 큰 반응이 없을 정도다.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제주도는 2012년과 2013년, 잇따라 청렴도 전국 꼴찌와 하위권을 기록했고, 제주도 의회 역시 2013년 청렴도가 전국 하위권이었다. 어디 이뿐인가. 심지어 제주도 산하 기관인 서귀포 의료원과 제주개발 공사까지도 뒤질세라 청렴도 전국 하위였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도내 기관 중 유일하게 제주도 교육청만이 2012년에 이어 2013년에도 청렴도 전국 1위를 기록해 부패 사회로 타락해 가는 제주 사회의 체면을 일부나마 만회해 주었다.
도내 각 기관들도 그동안 공직사회의 비리 요귀(妖鬼)를 내쫒기 위해 백약처방(百藥處方)을 다 해 봤지만 효험이 없다. 민가(民家)에서도 백약(百藥)이 무효면 마지막으로 ‘굿 풀이’를 한다. 공직자 비리라는 요귀를 쫓아내기 위해 ‘살풀이 큰 굿’이라도 해야 한다는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