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근민 지사, 결국 불출마를 선언하다

2014-04-16     제주매일

  

우근민 제주도 지사가 결국 “오는 6.4지방선거에 도지사로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 했다.
우(禹) 지사의 ‘불출마 선언’을 보면서 ‘정치는 살아 있는 생물’임을 절감 한다. 무소속인 우 지사는 집권당의 공천을 받아 오는 6.4지방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새누리 당에 입당했다. 지지자들까지 무더기로 입당시켜 세(勢)확장에도 공을 들였다.
이뿐이 아니다. 현직 도지사로서의 프리리엄을 활용한 갖가지 행보를 보임으로써 사실이든 아니든 ‘선거용’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민생 해결을 명분으로 내세운 6개월짜리 한시기구 설치, 행정시장 영역인 신년 일선 읍면동 방문 등이 그러한 예다.
적어도 우 지사는 과거 1년여 동안 심정적으로는 올해 6.4선거에 도지사로 출마할 결심을 굳히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우 지사는 자신의 출마 여부에 대해 한마디 말도 한 적이 없다. 마치 득도(得道)한 구도자(求道者)처럼 출마여부에 한해서는 침묵으로 일관할 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도민들 중에 우근민 지사의 불출마를 예견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당연히 출마할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새누리 당 공천 ‘룰’이 100% 여론조사로 바뀌고 원희룡 후보가 출마를 선언한 후에도 무소속 출마까지 점치고 있었다.
역시 ‘정치는 살아 있는 생물’이었다. 1년여 동안 도지사 출마를 준비해 왔고 불확실하나마 당선이 유력시 됐던 우근민 지사가 뜻하지 않은 원희룡 바람에 밀리면서 무소속 출마까지 포기, 15일 불출마 선언으로 돌아섰다. ‘여섯 번의 도지사’ 신화에 실패한 것이다.
우근민 지사의 ‘불출마 선언’은 자의(自意)에 의해서라기보다 ‘중앙당의 선거 정략’이라는 ‘정치 생물(生物)’에 의한 영향으로 해석하는 게 옳을 것이다. 이럴 바에는 차라리 지난 선거 때 공약인 “이번이 마지막 출마” 약속을 미리 지키는 게 나을 뻔 했다.
우 지사 불출마가 제주 정-관계에 주는 교훈은 한두 가지가 아닐 것이다. 권좌에의 진퇴 적기와 공무원들의 줄세우기-줄서기의 폐해도 거기에 포함 될 것이다. 그리고 장기 집권과 정치적 갈망은 자신의 의지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도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즉 오로지 내편만으로 둥지를 틀고 앉아 상생과 상호 이해(理解) 협력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6.4선거가 끝나고 민선 6기 도정이 출범하면 모든 분야가 상식이 통할 수 있는 정상적인 새로운 제주특별자치도 시대로 나아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