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밭 돌담, ‘세계농업유산’ 등재에 찬사를 보낸다
1000여년의 세월동안 제주 선인들이 제주의 들녘에 자연스럽게 쌓아올린 제주 밭돌담이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됐다고 하니 제주도민의 한 사람으로서 자부심과 긍지를 느낀다. 제주밭담의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는 지난해 1월 국가중요농업유산 지정 후 1년여의 노력 끝에 얻은 성과다.
굽이굽이 이어져 독특한 미감을 자아내는 제주밭돌담은 제주농업의 역사이자 선조들의 지혜의 산물이다. 제주밭돌담은 바람이 많은 제주 기후로부터 작물 보호, 토양과 씨앗의 날림 방지, 우마들의 농경지 침입 방지와 소유지의 구획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모두 이으면 1만리까지 간다고 해서 흑룡만리(黑龍萬里)라 부르기도 한다는 제주돌담은 척박한 환경 속에서 미약한 개인의 힘을 뛰어 넘어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삶을 영위한 제주인의 의지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특히 세계농업유산 등재를 위해 오랜 시간동안 노력을 아끼지 않은 제주도 농축산식품국을 비롯한 실무 담당 공무원과 제주발전연구원의 노고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고 싶다. 그동안 제주도는 제주밭담을 FAO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해 제주발전연구원과 함께 TF팀을 꾸려 일본, 태국 등 국제행사 참여에 참여하기도 했고, 한·중·일 워크숍 제주 유치 등의 노력을 펴왔다. 이와 함께 제주밭담에 대한 자원조사와 도록을 발간하는 한편 보전관리와 활용을 위한 종합계획도 수립중이라고 하니 반갑기만 하다.
사실 제주밭담은 그동안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면서 대부분 방치 또는 훼손되고 있다. 너무나 심각한 일이다. 방치되고 훼손되는 것은 농업의 기계화와 급격한 도시화 및 도로건설 등이 제주밭담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제주밭담을 활용하기 위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농민 등이 원형 보존과 관리방안을 마련해 나가는데 더욱 앞장서 브랜드 가치를 높여 나가야 한다. 이를 토대로 제주 농촌지역의 관광 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