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ㆍ숙박업 불황 언제까지…

경기회복 기대속 자금사정 악화 금융기관 마저 대출회수에 나서

2005-04-16     한경훈 기자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고들 하는데 우리 업종은 아직도 한겨울입니다”

최근 대소형매장의 매출이 호전되는 등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그러나 대표적인 내수업종인 음식ㆍ숙박업은 불황에서 벗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부도금액이 전년에 비해 크게 늘어났는가 하면 대출 연체율도 증가하는 등 이들 업종의 자금사정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한국은행제주본부에 따르면 올 들어 3월까지 음식ㆍ숙박업의 부도금액은 모두 2억2600만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6600만원에 비해 3.7배 늘어났다. 같은 기간 제조업과 도ㆍ소매업 부도금액이 각각 61%, 21%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또한 극심한 경기위축을 겪고 있는 건설업 부도금액 증가율(2배)보다 훨씬 높아 음식숙박업 자금사정이 상대적으로 더 어렵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이는 경기침체에다 금융기관들도 이들 업종을 대출억제업종으로 지정, 여신관리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기관은 음식숙박업에 대한 만기연장이나 신규대출은 자제하는 대신 대출 회수에 집중하고 있다.

실제로 제주은행의 음식업에 대한 대출잔액은 3월말 현재 462억원으로 전년말 500억원 7.6%(38억원) 감소했다. 또 3월말 현재 농협중앙회의 숙박업 대출잔액은 전년말(435억원)에 비해 12%(51억원) 줄어든 38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들 업종의 자금사정 악화는 대출연체율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농협중앙회의 숙박업대출 연체율은 지난해말 5.68%에서 3월말 6.04%로 증가했다. 반면 제주은행의 경우 4.4%에서 1.4%로 대폭 떨어졌는데 이는 경매실행 등 리스크 관리에 나섰기 때문이다.

문제는 은행이 계속해서 음식숙박업 대출 및 연체관리에 나설 것으로 보여 경기가 살아나지 않는 한 이들 업종의 자금사정이 당분간 풀리지 않을 전망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은행 처지에서는 위험이 큰 업종에 대출해주기는 힘들다”라며 “업종별로 연체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는 만큼 향후 대출정책도 이를 감안해서 실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