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없는 ‘감수광 노래비’ 애물 전락

道, 시설물 관리 손 놔 기능 상실

2014-04-10     김동은 기자

[제주매일 김동은 기자] 속보=제주시 산지천 분수광장에 설치된 ‘감수광 노래비’가 관리 소홀로 애물단지(본지 3월24일자 5면 보도)로 전락하고 있지만 행정의 후속 조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제주도는 독특한 문화 자원을 활용한 올레길을 조성하겠다며 시설물을 설치해 놓고도 사후 관리에 손을 놓으면서 빈축을 사고 있다.

10일 제주도에 따르면 문화 올레길을 조성하는 취지에서 사업비 4000만원을 들여 지난 2월 22일 올레 17코스의 종착점이자 18코스의 출발점인 제주시 산지천 분수광장에 감수광 노래비와 뮤직 박스를 설치했다.

제주 출신 가수인 혜은이 생가 주변이기도 한 이 곳에는 프로필이 적힌 표지판과 올레길 탐방객들이 음악을 들으며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 존도 함께 설치됐다.

노래비에는 감수광 노래 가사가 새겨져 있으며, 혜은이의 인기곡을 들을 수 있는 뮤직 박스는 센서가 장착돼 있어 올레길 탐방객들이 지날 때 마다 저절로 노래가 흘러나오게 된다.

하지만 시설물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가 하면 주변을 노숙인들이 점령하면서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후속 조치는 감감무소식이다.

실제 현장을 확인한 결과 노래비 주변을 지나도 노래가 흘러나오지 않았고, 이 때문에 일부 올레길 탐방객들은 의아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양모(44·여·인천)씨는 “노래비 주변을 계속 맴돌았지만 노래가 흘러나오지 않았다”며 “노래비가 설치됐다는 소식을 듣고 일부러 왔는데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말했다.

노래비 주변에서 노숙인들이 술을 마시거나 잠을 자다 보니 올레길 탐방객들이 접근하지 못하는 모습도 여전히 목격됐다.

여기에 취객에 의해 파손된 스피커가 아직도 그대로 방치돼 있는 데다 담배꽁초와 휴지 등 각종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이와 관련, “현장 확인을 통해 뮤직 박스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며 “주변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는 등 노래비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