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예술인 활동할 수 있는 시·공간 배려 필요"

[제주문화의 주역을 찾아서] 한국음악협회 제주도지회

2014-04-08     박수진 기자

[제주매일 박수진 기자] 1962년 창립한 한국음악협회 제주도지회(회장 윤정택, 이하 제주음협)는 현재 250여 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윤정택 회장(사진)과 회원들을 7일 제주시내 카페에서 만났다.

제주음협은 아마추어 합창단의 활성화를 위해 1990년부터 '탐라합창제'를 선보이고 있다. 이어 '전국학생음악콩쿠르'를 개최하고, '입상자들을 위한 청소년 음악회'를 해마다 진행하고 있다. 이밖에도 ▲신인음악회 ▲신작발표회 ▲송년음악회 ▲제주-대구 교류음악회 등도 열고 있다.

제주음협이 꼽은 가장 '인상에 남는' 프로그램은 어떤 것일까. 회원들은 지난해 첫 선을 보인 '가곡의 밤'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 행사는 클래식 마니아들과 음악협회를 후원하는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선율을 선사하고 있다.

제주음협은 올 한해 꽉 찬 일정을 소개했다.

우선, 다음달 10일 전국학생음악콩쿠르와 입상자를 위한 청소년 음악회가 준비됐다. 이어 다음달 30일에는 앞서 소개한 '가곡의 밤'이 열리고, 10월 2~4일 탐라합창제가 개최된다. 이밖에도 10월 4일과 11일에는 제주-대구 교류음악회가, 12월 12~13일에는 제주음악제가 마련됐다.

이 중에서 '전국학생음악콩쿠르'의 경우 대상 수상자에게 제주도립교향악단과 한 무대에 설 수 있는 특권이 주어진다. 또한 각 부문 최우수입상자에게는 한국음악협회가 주최하는 '서울국제음악콩쿠르'에 예선을 거치지 않고 본선에 출전할 수 있는 자격이 부여된다.

그러나 제주음협은 "제주교향악단의 지휘자가 바뀌면서, 지난해 대상을 수상한 학생이 현재까지 공연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말을 이어갔다.

윤정택 회장은 "제주교향악단의 지휘자가 바뀌면서 10여 년 동안 진행해오던 사업이 없어질 위기에 처했다"며 "대상 수상자는 상을 받은지 1년이 다 되가지만, 아직까지 공연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주도에 없는 예술 중학교와 예술 고등학교에 대한 갈망은 자식들을 음악학도로 키우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는 제주지역 학부모들의 대부분의 바람"이라며 "때문에 교향악단과의 협연은 그나마 위안이 될 수 있는 부분이기에 더더욱 필요한 사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주음협 따르면 현재 제주의 '예술시장'은 포화상태다. 졸업생들은 계속 배출되지만, 정작 예술시장이 포화상태다 보니 학생들이 갈 곳이 없는 상태라고 입을 모았다.

"제주대학교만 해도 한 해에 36명이 배출됩니다. 이들은 음악기관과 방송·방송사 등에 음악담당으로 취업을 하게 되죠. 또한 교직과정 이수자는 교육계로 진출하죠. 하지만 정작 예술시장이 포화상태다 보니 갈 곳이 없는 실정입니다."

때문에 제주음협은 '새로운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방송국교향악단, 방송국합창단 등에 들어가거나 방송국에도 음악전문 PD를 뽑아 양질의 음악프로그램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마지막으로 윤정택 회장은 "정부에서 문화융성을 강조하지만, 정작 제주도민들에게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제공해 노력하는 행정이 어디 있느냐"며 "전문예술인들이 조금 더 나은 예술적 기량을 펼칠수 있는 시·공간의 배려가 필요하다"며 인터뷰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