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만 좋으면 뭘하나"

질병 등으로 출하두수 감소…양돈농가 '울상'

2005-04-15     한경훈 기자

올 들어서도 돼지값 상승이 지속되고 있으나 양돈농가들은 별 재미를 못 보고 있다. 각종 질병 등으로 출하두수가 대폭 감소했기 때문이다.

14일 농림부의 ‘2005년 2월 축종별 도축실적’에 따르면 제주지역에서 올 들어 2월까지 돼지 도축실적은 모두 9만2414두로 전년 같은 기간 10만4157두에 비해 11.3%(1만1743두) 감소했다. 이는 전국적으로도 같은 현상으로 2월누계 도출실적이 전년동기 대비 7.7%(1만86331) 감소한 222만5581두로 집계됐다.

이처럼 돼지 도축두수가 줄어든 것은 지난 여름철 폭염에 따른 생산성 저하에다 ‘이유후 전전신소모성증후군’ 등 각종 질병의 발생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도내 돼지 사육수는 지난해 9월 41만3078두를 정점으로 해서 지속적으로 감소, 올해 2월말 현재 39만1370두에 이르고 있다.

이에 따라 돼지값 상승분만큼 농가소득 증대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 이달 들어 도내 산지돼지값은 평균 27만7600원으로 전년 4월(25만7700원)에 비해 7% 높게 형성됐다. 가격 상승폭보다 출하 감소폭이 더 큰 것이다.

이런데다 사료값 인상 등으로 생산비도 급증, 양돈농가의 채산성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기준 돼지 생산비는 15만7000원이지만 최근 사료비 인상 등을 감안하면 20만원에 육박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양돈농가는 “최근 산지돼지값이 고공행진하고 있으나 일부 대형농가만 수혜를 얻고 있다”며 “소규모 농가들은 각종 질병과 생산비 등으로 현상유지도 빠듯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