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 선거…내 아이, 우리 마을 일상과 가장 밀접

[제주매일포커스 - 6·4지방선거 교육감(의원) 선거]

2014-03-23     문정임 기자

교육감 선거가 유권자들 품 안으로 파고들지 못하고 있다.

“교육감도 우리가 뽑느냐”는 말에서 “교장이나 하지 왜 교육감을 하려고 그 고생이냐”는 당황스러운 위로까지. 시골로 갈수록 나이가 많을수록 교육감 선거 자체를 잘 모른다는 게 현장을 찾은 예비후보들의 한숨 섞인 반응이다.

교육감 후보들은 소속 당이 없다. 조직도 친분으로 꾸려진다. 주기적으로 정책발표 자료를 배부하고 교통요지에 선거사무실을 마련해 커다란 현수막을 붙여두는 것 외엔 달리 얼굴을 알릴 창구가 없다. 자연, 매일 요동치는 도지사 선거판에 밀리고 묻힐 수밖에 없다.  
  

 ▲ 일상과 가장 직결되는 사람, 교육감
교육감 선거는 0세부터 20세까지 내 아이의 학교생활을 좌우하고 크게는 제주교육의 ‘백년지대계’를 결정하는 중책이다. 어떤 정책적 방향을 가진 교육감이 당선되느냐에 따라 입시가 수월해질 수도 어려워질 수도, 소규모 학교가 사라질 수도 지켜질 수도 있다. 이런 의미에서 교육감만큼 학생과 학부모, 교사와 주민 모두의 일상을 좌우하는 정책결정권자는 없다.

72일 앞으로 다가온 이번 6·4지방선거 교육감 선거에는 현재까지 7명이 출사표를 냈다. 등록한 예비후보는 △강경찬(62·제주도의회 교육의원) △고창근(64·전 제주도교육청 교육국장) △김익수(65·전 제주관광대학교 부총장) △김희열(61·여·제주대 독어학과 교수) △양창식(61·전 탐라대 총장) △윤두호(63·제주도의회 교육의원) △이석문(55·제주도의회 교육의원)이다.

출신 별로는 강경찬 후보가 초등, 이석문·윤두호 후보가 중등, 김익수·김희열·양창식 후보가 대학 및 행정 출신이다. 강경찬·윤두호·이석문 후보는 현 교육의원의 신분으로 출전했다. 이석문 후보가 전교조 제주지부장 출신으로 진보에 가깝고, 김희열 후보가 ‘교육에 고정관념이 없는 진취적인 후보’를 자칭하고 있다. 유일한 여성후보이기도 하다. 양창식 후보는 재도전자인 점을 내세워 ‘준비된 교육감’임을 강조하고 있다.

현재까지 후보들 간 명암은 도드라지지 않고 있다.

KBS제주총국과 인터넷언론6사(미디어제주, 시사제주, 제이누리, 제주의 소리, 헤드라인제주)가 최근 발표한 공동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1~4위를 기록한 윤두호·이석문·양창식·강경찬 후보 간 지지율 차이는 2.6%p로 미미하게 나타났다. 상위 4명의 지지율도 10% 초반으로 월등히 앞서는 후보가 없었다. 반면 응답자중 지지후보가 없거나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절반(46.6%) 가까이 됐다.

이는 앞서 지난 1월 1일 본 지가 조사해 보도한 교육감 후보 지지율 조사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당시 선두였던 양창식 후보의 지지율은 12.3%, 누구를 지지할 지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31.5%였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일부 후보자들이 여론조사를 통한 후보자 축소와, 정책토론회를 통한 의제 설정 및 표심잡기를 제안했다.

아직 예비후보들의 중지는 모아지지 않았다. 72일 앞으로 다가온 교육감 선거가 뜨거운 정책 대결 속에 박진감 있게 치러질 지, 올해도 역시 ‘깜깜이 선거’로 묻힐 지는 예비후보들이 어떤 ‘결단’을 내리느냐에 달렸다.     

제주만 치러지는 교육의원 선거

‘삼재’ 겹치며 후보 기근

국회의 교육의원 존폐 결정 지연
교육감 출마로 현직 절반 퇴장
입후보 자격 제한 좁은 등용문

  

6·4지방선거에서 교육의원 선거는 제주에서만 치러진다. 타 지역은 지방교육자치법 개정안에 따라 일몰제가 적용되면서 폐지됐다. 제주는 특별법에 교육감 및 교육의원 선출이 명시돼 현행대로 유지한다.

그러나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교육의원 존폐에 대해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된 2월말까지도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유권자 상당수가 현재까지도 교육의원 선거 여부에 혼란을 느끼고 있다. 특히 출마예정자들의 준비가 늦어지면서 현재 모든 선거구에서 후보자 기근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여기에 1~3선거구의 윤두호·이석문·강경찬 현직 교육의원이 모두 교육감 후보로 빠지면서 교육의원 출마자는 더욱 줄어든 양상이다. 교육의원 입후보 자격을 교육경력 5년 이상으로 규정한 제주특별법 조항도 신진 후보들의 참여를 제한하고 있다. 통상 교직원들이 퇴임 후 출마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사실상 교육의원 후보로 나설 수 있는 대상자는 많지 않다. 올해는 유난히 여러 악재가 겹치며 전체적으로 ‘무혈입성’ 구도를 보이고 있다.  

▲교육의원 선거-내 지역구만이라도 살피자

제주는 모두 5개의 선거구에서 각 1명씩 교육의원을 선출한다. 제주시 동부(1선거구), 중앙(2선거구), 서부(3선거구)와 서귀포시 동부(4선거구), 서부(5선거구) 구도다. 23일을 기준으로 1선거구 2명 등 6명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1선거구(일도2·삼양·봉개·아라동, 조천· 구좌읍, 우도면)에는 부공남 전 제주서중 교장(61)과 부광훈 전 오현고 교장(64)이 출사표를 내 간신히 ‘경쟁’ 구도를 만들었다.

부공남 예비후보는 교육감에 출마하기 위해 정년 2년을 남기고 지난해 명예 퇴직했지만 낮은 인지도에 어려움을 느끼고 교육의원으로 방향을 틀었다. 부광훈 예비후보는 부공남 예비후보와 마찬가지로 35년간 교직에 몸담았다. 사립 오현고 교사에서 교장까지 지냈다.

2선거구(일도1, 이도1·2, 삼도1·2, 용담1·2동, 건입동, 오라동)에는 전 김광수 제주제일고 교장(62), 3선거구(연·노형·외도·이호·도두동, 한림·애월읍, 한경·추자면)에는 강덕부 전 제주고 교장(62)가 출사표를 냈다.

김광수 예비후보는 교육의원 출마를 위해 지난 달 정년을 1년 남기고 사표를 냈다. 37년 간 교직생활을 했으며 마라톤·사진 등에 다양한 취미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강덕부 예비후보는 국민윤리 교사로 30여 년간 교직에 있었다. 제주도교육청 장학지원과장, 제주시교육지원청 교육장 등을 지냈다. 현장과 행정의 폭넓은 경험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서귀포 동부지역인 4선거구(성산.남원읍, 표선면, 서귀포시 동홍·송산·영천·효돈동)에는 현직 오대익 교육의원(68)이 출마한다. 교육감 출마를 고민하다 교육의원 최초 재선을 노리는 것으로 방향을 틀었다. 41년간 교직에 몸담으며 서귀포학생문화원장, 제주도교육청 기획실장 등을 역임했다.

5선거구(대정읍, 안덕면, 서귀포시 정방·천지·중앙·동홍·대천·대륜·중문·예래동)에는 지하식 전 제주도의회 교육의원(71)이 예비후보로 등록한 가운데 문석호 현 교육의원이 조만간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알려졌다. 지하식 예비후보는 2006년 교육의원에 당선된 후 2010년 문석호 의원에게 패했고 이번이 세 번째 도전이다. 이에따라 문 의원과는  '리턴매치'를 벌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