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 1번과 출하 허용땐 수급조절과 품질하락 우려"
농식품연구원, 17일 노지감귤 품질기준 용역 중간보고회
2014-03-17 신정익 기자
그러나 이럴 경우 출하 수급조절과 품질 하락 등 예상되는 문제점도 많아 1번과 유통 허용에 따른 득실을 면밀히 검토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감귤연합회(회장 강희철 서귀포농협조합장)는 17일 오후 제주도농어업인회관에서 ‘노지감귤 국내수요 및 품질기준 재설정 연구 용역’에 따른 중간보고회를 개최했다.
이날 보고회에서 용역을 수행하고 있는 농식품신유통연구원(원장 김동환)은 노지감귤 1번과 출하 및 유통에 대한 농업인과 전문가, 도매시장, 농정당국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의견조사 결과 등을 종합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모두 2차례 실시된 조사에서 생산자들은 ‘1번과 출하 허용’에 대해 찬성하는 비율(66.6~85.9%)이 반대 입장(10.2~25%)보다 훨씬 높았다.
찬성하는 농가들은 ▲소득 증대 ▲1번과의 상품성 ▲규제 실효성 저하 ▲소비자 선호 등을 그 이유로 들었다.
1번과 출하에 대해 부정적인 농가들은 ▲가격 하락 ▲상품성 저하 ▲농가소득 감소 등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품질기준을 농산물 표준규격인 5단계로 재설정해야 한다는 응답은 53.3%로, 현재의 규격을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19.4%)보다 훨씬 높아 노지감귤 품질 기준 재설정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1번과 유통 허용에 대해 찬반이 갈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찬성하는 측은 생산량 제한을 통해 감귤 가격 지지가 가능하고 시장원리에 맡기는 것이 타당하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들었다.
반면 적과 의지 감소와 노지감귤 가격 하락으로 인한 만감류 가격 동반 하락 등을 우려하는 전문가들은 1번과 출하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소비자와 도매시장 관계자들은 1번과가 출하 금지 대상이라는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작은 것이 달고 맛있다’는 인식이 주를 이루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소비자들이 감귤을 구입할 때 맛과 신선도를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크기는 부수적인 요인으로 분석됐다.
연구원은 이 같은 조사를 바탕으로 1번과 출하를 허용할 경우 무임승차에 다른 생산자 불만 해소와 농협의 계통출하 물량 확보 등의 긍정적인 효과를 전망했다.
또 현실적인 단속 한계와 소비자들의 선호도 변화에 부합하는 장점이 있는 것으로 제시했다.
그렇지만 과잉생산 시 출하량 통제 정책이 없어지고 생산자의 적과의지 감소로 인한 품질 하락 등은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가공공장 가동률 하락에 따른 일자리 감소 등도 우려된다고 연구원은 밝혔다.
연구원은 1번과가 출하될 경우 가격하락으로 인한 농가 조수입 감소 등이 예상되지만, 음성적으로 유통되는 상황에서는 가격 하락은 거의 없다고 분석했다.
연구원은 “무분별한 1번과 유통 허용에 대한 논의보다는 1번과 출하 허용때 발생하는 이득과 손실에 대해 면밀한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감귤연합회는 이르면 오는 5월께 용역 최종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