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로 가는 도교육청의 학교평가

2014-03-17     제주매일

제주도교육청이 올해 일선 학교에 대한 ‘학교평가 지표’를 만들면서 하고많은 문제들 가운데 ‘전기요금 절감실적’을 포함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제주도교육청은 대신 ▲학교급식 위생.안전 평가 ▲청렴 노력도 ▲학생건강체력 등급 등은 제외했다.
이는 일선 교육현장을 잘 모르는 일반 시민들이 보더라도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특히 청렴 노력도와 학교급식 위생.안전 평가 항목은 학부모가 아니어도 누구나 그 중요성을 실감하는 문제다. 더욱이 학교급식이 보편화된 상황에서 부모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 더 나아가 자녀들의 식사걱정을 줄여주고 있는 학교급식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핵심조항은 슬그머니 빼고 대신 전기요금 절감 대책을 새로 포함시켰다.
제주도교육청은 ‘전기요금 절감실적’의 경우 해당 년도 전기요금을 최근 2년간 전기요금 평균으로 나눈 값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점수를 부여하기로 했다. 제주도교육청은 긴요하지 않은 전기사용을 줄여 전기요금을 절감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일선 학교의 경우 여름에는 냉방기 가동이 불가피하고 겨울철에는 반대로 난방기 가동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일선 학교의 전기요금 가운데 상당액수가 이들 냉.난방기 가동으로 발생하고 있다. 문제는 이처럼 학교 평가항목에 전기요금 절감실적을 포함해 일선 교실의 냉.난방기 가동을 위축시킬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점이다. 전기요금을 절감하자는 취지에 공감이 가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학교 행정이라는 입장서만 볼 때 전기요금 절감은 결국 가장 손쉬운 방법인 일선 교실의 냉.난방기 가동을 줄이는 것을 우선 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경우 일선 교실의 학습 환경을 해치는 동시에 학생들에게는 또 다른 외부의 적인 무더위와 추위와도 싸워야 하는 부담을 지게 된다.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지는 못할망정 학생들의 학습 환경을 떨어 뜨릴 수 있는 전기요금 절감실적은 운영에 각별한 주의가 따라야 할 것이다. 아무리 좋은 시책이라도 학생과 학부모들의 호응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이는 아직도 자신들이 학생과 학부모들보다 우월하다는 생각에 사로잡힌 관료조직의 폐단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