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부산 여객선 승객 또 투신
안전사고 예방 대책은 ‘허술’
6개월 사이 8명 투신···야간운항 항로 집중
항시 개방 노천갑판 폐쇄·시설물 보강 시급
[제주매일 김동은 기자] 제주와 부산을 오가는 여객선에서 투신사고가 잇따르고 있지만 정작 사고 예방 대책은 겉돌고 있다는 지적이다.
12일 제주해양경찰서에 따르면 11일 오후 8시40분께 부산 목도 남서쪽 12km 해상에서 S호(5223t)에 타고 있던 70대로 추정되는 남성이 바다에 빠지는 것을 선사 직원이 목격해 해경에 신고했다.
부산해경은 폐쇄회로(CC)TV를 통해 이 남성이 바다에 뛰어드는 장면을 확인하고 경비함정과 헬기를 투입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25일 오후 11시25분께 경남 통영시 좌사리도 남동쪽 4km 해상에서 여객선에 타고 있던 50대로 추정되는 남성이 투신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달 21일 오전 1시12분께에는 전남 여수 소리도 남쪽 9km 해상을 지나던 여객선에서 비리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던 50대 교수가 바다에 뛰어 드는 등 최근 6개월 사이 승객 8명이 투신했다.
제주해경은 지난해 10월 여객선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긴급 대책회의를 가졌지만 투신사고가 끊이지 않으면서 사고 예방 대책이 허술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제주~부산 항로 여객선 선사 측은 오후 11시부터 항구에 도착할 때까지 안내실 주변 출입구 1곳을 제외하고 노천갑판으로 나갈 수 있는 문을 폐쇄하는 한편, 취약 장소에 대해 순찰 활동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여객선이 심야 시간을 이용해 장시간 운항하는 데다 승객이 노천갑판으로 언제든지 나갈 수 있어 투신이나 안전사고를 제대로 예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심야시간대 노천갑판을 완전히 폐쇄하는 것은 물론 난간을 높이거나 안전망을 설치하는 등의 시설물 보강이 요구되고 있다.
이와 관련, 해경 관계자는 “투신사고 예방을 위해 순찰 직원과 폐쇄회로(CC)TV를 늘렸다”며 “선사 측과의 협의를 통해 출항할 때부터 노천갑판을 완전히 폐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