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지 절단한 안중근 의사의 절연한 의지 느낄수 있어”
[제주서 안중근 의사-제주와의 만남전' 열리다]
[제주매일 박수진 기자] "안중근 의사와 백범 김구 선생의 유묵을 보니 눈물을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3·1절을 맞아 제주에서 아주 특별한 전시가 마련됐다. 제주시 한경면 먹글이 있는 집에서 열린 '안중근 의사-제주와의 만남전'이 그것이다.
개막날인 1일. 대한민국의 슬픈 역사를 하늘도 아는 듯 많은 비가 내렸다.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날 행사장은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이날 기념행사는 애국가 제창과 안중근 의사·백범 김구 선생 등 애국지사를 기리는 묵념 등으로 진행됐다. 묵념이 시작되자 많은 사람들이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묵념이 끝나자 기념사에 나선 한곬 현병찬 선생은 일명 에스키모 모자(?)를 쓰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그가 이 모자를 쓰고 나온데 는 이유가 있었다.
그는 "일명 에스키모 모자라고 불리는 샤프카 모자는 안중근 선생이 북쪽에서 자주 쓰고 다녔다"며 "그를 기리기 위해 내가 가지고 있는 샤프카 모자를 쓰고 행사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이어 "안중근 의사가 몸소 제주를 찾은 상황을 가정해 의전행사가 실시됐다"며 "헌병 사이드카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안 의사의 유묵이 전시장까지 이동했다"고 밝혔다.
이날 전시에서는 박삼중 스님이 소장하고 있는 유묵 '경천(敬天)'과 '빈여천인지소오자야(貧與賤人之所惡者也)'가 내걸렸다. 이어 안중근의사숭모회가 소장하고 있는 '국가안위노심초사(國家安危勞心焦思)', '위국헌신군인본분(爲國獻身 軍人本分)'등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중 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멈춘 것은 바로 '경천'. 경천은 안 의사가 죽기 전 마지막으로 쓴 글로 추정된다. '경천'을 보니 1909년 3월 단지동맹 때 왼손 무명지(無名指·넷째손가락)를 절단한 그의 절연한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
백범 김구 선생의 유묵도 공개됐다. 김구 선생의 '붕정만리', '지성감천', '우최초자환가'등의 10점도 만나볼 수 있었다. 그의 유묵을 보면서 "내 소원은 우리나라 대한의 완전한 자주 독립이오"라는 명언을 여러 번 되새겼다.
박삼중 스님은 "이번 전시를 찾은 모든 사람들이 나라 사랑의 정신을 되짚어보고, 애국의 길을 찾아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5일까지.
한편 이번 전시는 먹글이 있는 집의 대표인 한곬 현병찬 선생과 안중근 의사와 백범 김구 선생의 유묵을 소장하던 박삼중 스님의 인연으로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