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교육청의 경솔한 교장 人事
제주시 노형중은 지난해 3월 개교한 신설 중학교다. 이 학교가 개교되면서 부임한 김장영 초대 교장은 취임하자마자 “앞으로 3년 동안 노형 중학교를 제대로 키우겠다”고 약속했었다. 그리고 특성화 학교로 육성하기 위해 올해 3월까지 골프와 테니스부를 창단할 예정이었다. 일반적으로 한 학교에서의 교장 재임기간이 3년임을 고려한 계획이었다.
그러나 김장영 교장은 신설 노형중 부임 1년만인 이달 25일 교육청 정기 인사 때 전문직인 도교육청 학교생활 문화과장으로 이동 발령 되었다. 그 후임으로는 정년을 1년6개월 넘겨둔 인사가 발령 됐다.
이로 인해 노형중은 신설 중학교이면서도 1년6개월 후 또 다시 새로운 교장을 맞이하게 돼 학생들은 3년간 3명의 새 교장을 맞는 매우 바람직하지 않은 환경에 처하게 됐다.
도교육청이 부임 1년인 김장영 노형중 교장을 교육청 학교생활문화과장으로 이동시킨 것은 실책(失策)이자 너무 경솔한 처사였다. 일선학교장을 전문직으로 이동시킬 때는 본인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는 규정을 어겼다고 해서가 아니다.
정상적인 기존 중고등학교도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교장 재임기간이 3년이다. 이것이 지금까지의 관례다. 특히 신설학교의 경우는 재임기간을 단축시키기 보다는 단 1년이라도 더 연장해 주면서 아직 제자리에 서지 못한 학교를 정상화시키도록 하는 게 올바른 인사정책이요, 교육정책이다.
백보 양보해서 이번 노형중 교장 교체 자체에는 잘못이 없다고 치자. 그렇더라도 그 후임만큼은 정년 1년6개월을 남긴 인사가 아니라 최소한 3~4년 근무 할 수 있는 교장을 발령했어야 그런대로 납득할 수 있을 것이다.
신설학교인 데다 부임 1년차 교장을 바꾸고, 정년 가까운 인사를 후임으로 보내는 것도 모자라 본인 동의를 받는 인사규정까지 무시하는 교원인사가 제대로운 인사라고 볼 수 있겠는가.
이번 인사에 항의하는 노형중 학부모들의 반발은 도교육청 스스로가 자초한 측면이 없지 않다. 앞으로 도교육청은 잘못된 교장인사와 상쇄하는 의미에서라도 노형중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학부모들도 그러한 선에서 이해하는 게 자녀들의 교육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