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의녀 홍윤애 문화제 집중"
제주문화의 주역을 찾아서 3) 제주문인협회
[제주매일 박수진 기자] 1956년 창립한 제주문인협회(회장 김순이, 이하 협회)는 약 50여 년간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고 있는 단체다. 이들 단체에게 '문학단체의 종갓집'이라는 수식어는 아깝지 않다. 현재 협회는 시·시조·소설·수필 등 6개 분과를 두고 있으며, 회원은 250여 명이다.
18일 제주문인협회 사무실에서 김순이 회장과 회원들을 만났다.
협회는 일 년에 두 번씩 '제주문학'을 발간하고 있으며 그동안 '제주의 겨울노래', '해 뜨는 섬, 우도' 등의 책을 펴냈다. 또 서귀포지역 장애인들을 위한 '문학 강좌', 문학 애호가들을 위한 '4.3시화전'과 '시낭송회'등도 열었다. 이와 함께 제주도의 전설적인 묘지를 찾아가 위인의 행적과 비문을 알아보는 '금석문의 향기를 찾아서', '부채에 명시쓰기', '제주어 문학백일장'등을 선보였다.
협회가 가장 '잘했다'고 느낀 사업은 소멸위기의 제주어를 살리기 위해, 제주어로 된 시들을 모은 시집 '이 놀래랑 산 넘엉 가라'를 발간한 것이다. 제주작가회의와 공동으로 펴낸 이 시집은 제주어의 참맛을 맛깔스럽게 구현해낸 시어들을 한 자리에 모았다.
협회는 지난해 진행한 '의녀 홍윤애 추모문학제'가 시민들의 관심을 가장 끈 행사라고 입을 모았다. 의녀 홍윤애는 유배인 조정철을 사랑한 여인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죽음의 덫에 걸리자, 목숨을 걸고 그를 살리고 자기는 죽는다.
"홍윤애는 제주여성의 정의감과 사랑을 위해 목숨을 내던지는 강인한 결단력을 보여준 여인이죠. 지난해 처음으로 홍윤애의 무덤에서 원혼을 달랬는데요. 행사에 참여했던 많은 분들의 가슴을 울먹이게 한 행사였습니다."
올해 역시 '제2회 의녀 홍윤애 추모문학제'를 진행한다. 지난해보다 더 많은 공감대를 불러일으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더 나아가 이 행사를 '전국적인 행사'로 키우는게 협회의 꿈이다.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올해 행사에는 유배문학을 연구하는 학자들과 조정철의 가문인 양주조씨대종회와 제주시 애월읍 곽지리의 박씨 가문에서도 참여할 예정이다.
협회의 올 한해 비전이 궁금했다. 어마어마한 비전은 없지만, 그저 소박한 바람이 있다고 했다. "가난한 집일 수록 식구들이 화목해야 난관을 돌파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는 협회의 가훈처럼 쓰인다. 이처럼 회원들 간 화합과 단결을 추구하고, 좋은 작품을 쓰는 것이 소망이라고 소개했다. 또 제주문학관 건립추진 사업이 몇 년 동안 답보상태라, 이를 더욱 구체화하겠다고 했다.앞서 소개 했지만 협회는 일 년에 두 번씩 '제주문학'을 발간하고 있다. 현재 59집까지 나온 상태다. '제주문학' 60집에는 조금 더 심혈을 기울여 펴낸다는 게 협회의 생각이다. 60집을 기념해 회원들이 선정한 '내가 뽑은 나의 대표작'과 수필집을 내 보급할 예정이다.
김순이 회장은 협회에서 진행하는 모든 것들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될 수 있었던 것은 '회원'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한다.
"회원 한 사람 한 사람 개성을 존중하고 작품세계를 존경합니다.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신명나서 행사에 협조할 때 시너지 효과가 일어난다고 믿습니다. 문협 회원으로서의 자부심을 갖도록 사랑과 노력을 아끼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