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시간 보고 뜨는 ‘사상 최대의 생쇼’
우근민 제주도지사가 최근 중국 세일즈 방문 성과를 내놓으면서 사상 최대 규모의 중국인 인센티브 관광단을 유치했다고 발표했다. 중국 암웨이 인센티브 관광단은 오는 5월 31일부터 6월 10일까지 5차례 나눠 제주를 방문한다.
이들은 13만7200t급 크루즈선인 보이저호를 통해 제주를 찾게 된다. 그런데 이들의 제주 방문 일정을 자세히 살펴보면 탐탁지 않은 점이 한둘이 아니다. 우선 이들은 크루즈를 타고 오후 2시 제주항에 도착한 뒤 같은 날 밤 10시 제주를 뜬다.
이들이 제주에 머무는 시간은 불과 8시간이다. 그것도 탑승수속 등의 시간을 제외하고 나면 실제 이들이 제주를 둘러보는 시간은 이보다 훨씬 짧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대신 부산과 여수에서는 각 1박씩 해당 지역에 체류함으로써 실질적으로 해당 지역 관광 활성화에도 적지 않은 도움을 줄 전망이다.
그런데도 제주도는 이번에 제주를 찾게 되는 인원의 규모만을 강조하면서 마치 제주관광에 일대 큰 획이 그어진 것인 양 호들갑을 떨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관광정책에 대한 ‘속 빈 강정’ 논란이 그칠 줄 모르고 있다.
실제 제주도는 지난해 10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제주를 찾으면서 지역경제에 크게 기여했다고 자화자찬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관광객 1000만명 돌파와 함께 특히 제주도가 내세우고 있는 중국인 관광객 증가로 가장 살을 찌운 곳은 국내 재벌기업이 운영하고 있는 외국인 면세점임이 드러났다.
반면 이들 중국인 관광객을 중심으로 하는 관광객 증가현상이 도민들의 경제생활에 어떤 파급효과를 낳았는지에 대해서는 많은 의문이 드는 게 또한 엄연한 현실이다. 지난해 롯데와 신라면세점은 5106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도 보다 53% 급신장세를 보였다.
그런데 한국은행 제주지역본부가 잠정 추정한 결과 지난해 제주지역 실질 GRDP(지역총생산) 성장률은 4% 내외에 그칠 것으로 분석됐다. 2012년 실질 GRDP 성장률이 5.3%에 이르렀던 점을 감안할 때 관광객 1000만명 돌파가 제주에 과연 얼마만큼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남겼는지 의문이 드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도민들이 이를 모를 것이라고 여긴다면 큰 오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