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마다 모래 날림 ‘뒷짐진 행정’

월정리 해안도로 인근 주민들 창문도 제대로 못 열어
김녕·협재해수욕장 부근도···“근본적인 대책 마련돼야”

2014-02-16     김동은 기자

[제주매일 김동은 기자] 제주지역 해변 인근 도로가 겨울철마다 바람을 타고 날아온 모래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주민들은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지만 뚜렷한 해결책이 제시되지 않으면서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15일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해안도로에는 겨울 바다를 만끽하거나 주변 카페를 찾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그런데 해변에서 날아온 모래가 해안도로에 수북이 쌓여 있다 보니 차량이 달릴 때마다 날리면서 큰 불편을 주고 있었다.

더구나 일대를 지나는 차량들이 모래를 피해 반대편 차선으로 아찔한 곡예운전을 하는 모습이 적잖게 목격되는 등 사고 위험을 키우고 있다.

관광객 고모(34·서울)씨는 “도로 한 가운데 모래가 쌓여있는 것을 보고 깜작 놀랐다”며 “모래가 중앙선을 가리고 있는 바람에 반대편 차선으로 운행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게다가 바람이 심한 날의 경우 인근 주택가까지 모래가 날리다 보니 주민들은 창문도 제대로 열지 못하는 데다 배수로도 막히는 등 불편을 겪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구좌읍사무소가 모래 제거 작업에 나서고는 있지만 북서풍이 강하게 불면 모래가 바람을 타고 해안도로를 다시 뒤덮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또 인근의 김녕해수욕장을 비롯해 한림읍 협재해수욕장 등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모래 날림 현상이 계속되면서 주민 불편이 잇따르고 있다.

상황이 이런 데도 행정은 모래 날림 현상에 대한 체계적인 원인 조사는 물론 해결책 조차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관광 이미지 실추 우려와 함께 행정이 주민 불편에 손을 놓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주민들은 “모래 날림 현상이 매년 반복되고 있지만 행정에서는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모래 날림 현상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하루 빨리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