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곡밥·부럼 드시고 무병장수 하세요”
제주적십자사 ‘희망의 오곡밥 나눔 봉사’
정월 대보름 앞두고 소외된 이웃에 전달
2014-02-13 김동은 기자
한 해 무사 안녕과 소원 성취를 기원하는 정월 대보름을 하루 앞둔 13일 오전 11시가 조금 넘었을 무렵 제주시 동문로 산지천 광장.
홀로 사는 홀몸 노인을 비롯해 노숙인 등이 적십자사 직원과 봉사원들로부터 대보름 음식인 오곡밥과 부럼을 건네받았다.
한 어르신이 “하나만 더 주면 안 되겠느냐”고 묻자 봉사원은 환하게 웃으면서 오곡밥과 부럼을 손에 쥐어주었다. 이날은 대한적십자사 제주도지사(회장 김영택)의 ‘희망의 오곡밥 나눔 봉사’ 행사가 열린 날이었다.
용담1동적십자봉사회 봉사원들은 소외된 이웃과 정월 대보름의 정취를 함께 느끼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일어나 찹쌀과 조, 수수, 팥, 검정콩 등 5가지 이상의 잡곡을 넣어 정성껏 오곡밥을 지었다.
이렇게 지어진 오곡밥은 누군가에게는 단순한 음식이 아닌 따뜻함이었다. 양모(79)씨는 “오곡밥을 먹으니 올 한 해도 아무 탈 없이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다”며 “우리 같은 노인들에게 신경을 써주니 고마울 따름”이라며 건네받은 오곡밥을 만지작거렸다.
김용범 용담1동적십자봉사회장은 “정성스레 준비한 오곡밥과 부럼을 맛있게 드시는 모습을 보니까 마음이 흐뭇하다”며 웃어보였다.
오곡밥 나눔 봉사 행사가 열린 산지천 광장에는 소외계층 뿐 아니라 주변 상인과 시민들도 찾아 정월 대보름의 정취를 함께 느꼈다.
김영택 회장은 “소외된 이웃과 가정을 한 번 더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나눔 행사를 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