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천수를 보면 지하수를 안다

2014-02-11     제주매일

용천수(湧泉水)라 불리는 샘물들을 보면 지하수의 건강상태를 알 수 있다. 제주도내 그 많던 용천수, 즉 샘물들이 말라버리는가 하면 샘물의 용출량(湧出量)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제주 지하수가 건강하지 못하다는 것을 단적(端的)으로 나타낸다.
제주도가 1998년부터 2년간 1차 용천수를 전수조사 할 때는 332곳이 지속적으로 샘물을 용출(湧出)하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발표한 2차 중간 전수조사 결과 샘물이 계속 솟아나는 용천수는 204곳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지난 15년 사이에 128곳이나 감소했다.
그 반대로 용출수가 지속되고 있지만 수량이 과거보다 줄었거나 아예 말라버린 샘물은 1차조사 때 36곳보다 도리어 18곳이 많은 54곳이나 되었다.
지난 15년 사이에 샘물이 계속 솟아나는 곳은 128곳이 줄어들었는데 말라버리거나 수량이 줄어들고 있는 곳은 18곳이 더 많아지고 있다는 것은 무엇을 말함인가. 매립이나 개발 때문이 아니더라도 제주도내 용천수들이 언젠가는 모두 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제주지하수가 이미 병들어 있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다.
2013년부터 2022년까지를 계획기간으로 하는 ‘수자원관리 종합계회’상으로는 당장 내년 생활용수 부족량이 1일 4만186t으로 예측돼 있다. 그러다가 10년 뒤인 2025년에는 1일 생활용수 부족량이 9만8278t으로 껑충 뛴다.
제주도는 생활용수가 부족하면 계속 지하수를 끌어 올릴 수밖에 없다. 그럴수록 제주지하수는 병이 깊어 갈뿐이다. 고갈만이 문제가 아니라 오염 도한 큰 문제다. 아마도 제주도내 모든 샘물이 말라버릴 때 쯤 지하수도 한계에 도달할 것이고, 그때 가서야 제주도의 위정자(爲政者)들은 크게 후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