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배추 처리난 해소 갈 길 멀다

2014-02-05     신정익 기자
[제주매일 신정익 기자] 생산량 증가와 다른 지방 작황 호조 등으로 가격하락이 지속되고 있는 제주산 양배추 처리를 놓고 생산농가와 농협 등 생산자단체가 다각적인 대책을 모색하고 있지만 접점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5일 제주농협지역본부(본부장 강덕재)와 양채류제주협의회(회장 하희찬 애월농협조합장) 등에 따르면 지난해산 제주산 양배추 재배면적과 생산량은 1799㏊, 11만6900t으로 전년에 비해 면적은 6.8%, 생산량은 10.3% 증가했다.
여기에 다른지방 양배추 작황도 호조를 보이면서 저장물량이 늘어 제주산 유통 처리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서울 가락시장 경락가는 상품(8㎏ 망당)이 360~4000원, 중품은 2300~2700원선에 형성되고 있다.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하면 절반 수준의 낮은 가격이다.
이 때문에 도내 양배추 생산농가들로 구성된 제주도양배추생산농가협의회(가칭)는 최근 잇따라 회견을 열고 제주산 양배추의 추가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 산지폐기 등의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농가협의회와 제주도, 제주농협, 양채류협의회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 양배추 처리 문제를 풀어가기로 했으나 출발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 4일 제주농협지역본부에서 이뤄진 첫 회의에서도 양측의 의견이 맞서 논의의 진전이 이뤄지지 못했다.
이날 회의에서 양배추농가협의회는 생산비를 보장하는 수준에서 산지폐기 방안 마련을 요구했으나 농협 등은 곤란하다는 종전 입장을 확인했다.
농협 등은 지역농협에 양배추 관련 산지폐기 등을 요청하는 민원이 접수되지 않은데다 일부 농가는 산지폐기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양배추는 수급안정 농산물에 포함되지 않아서 산지폐기를 할 경우 단가 산정도 어렵다고 반대이유를 들었다.
농협은 현 시점에서 산지폐기는 실질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추후 농가협의회와 논의를 지속하기로 했다.
결국 이날 회의는 양측의 기존 입장만 확인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농협은 현재 전체 생산량 가운데 47% 가량 출하가 이뤄진데다 이달 말부터 수확하는 만생종은 저장을 통해 5~6월까지 출하하기 때문에 유통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따라서 산지폐기를 주장하는 농가협의회와 현실적으로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농협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어 향후 양측이 참여하는 협의체 구성을 비롯해 처리 방안 마련에 험로가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