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공신정 터, 보존가능성 높아졌다

2014-02-05     박수진 기자

[제주매일 박수진 기자] 속보= 제주지방기상청이 청사 신축 이전으로 훼손될 우려를 낳았던 (본지 2014년 1월 8일자 4면 보도, 1월 12일자 1·3면 보도) 옛 공신정 터가 보존·복원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5일 제주도와 제주지방기상청(청장 이재병, 이하 제주기상청)에 따르면 기상청 신청사를 공신정 복원 사업과 겹치지 않는 부분에 짓는 것으로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는 그동안 도내 문화예술단체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기존 위치를 고수하던 제주기상청의 입장이 선회한 것으로, 현재 어느 정도 합의단계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올해부터 30년 동안 진행되는 제주성 복원 프로젝트에서 공신정은 반드시 복원돼야 할 누정이라는 점이 제주기상청의 양보를 이끌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양 기관은 협의가 마무리 되는대로 문화재청에 관련 내용을 전달할 예정이다. 문화재청은 내용을 검토한 후, 최종 보존대책을 제주도에 통보하게 된다.

제주도 관계자는 "문화재청이 일반적으로 지자체 의견을 거의 따른다는 것을 감안하면, 제주기상청은 공신정 터를 피해 다른 곳에서 새 건물을 지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제주기상청 관계자 역시 "문화재청이 공신정 터를 벗어나 신축하라는 내용을 보내오면 그렇게 할 것"이라며 "하지만 아직은 제주도와 협의 중인 단계"라고 말했다.

한편 제주기상청은 청사의 협소함과 현대적 업무공간의 확보를 위해 2012년 말 인근 제주중앙감리교회터를 매입했다. 총 사업비 108억 원을 투입해 오는 10월까지 제주시 일도1동 1186번지에 지상 1층·지상 3층 3275㎡ 규모의 신청사를 건립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 부지가 핵심 멸실유적인 공신정이 있던 자리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공신정은 1653년 이워진 목사가 북수구 위에 초루를 설치하고 이름을 ‘공신루’라고 붙였다. 1832년 이예연 목사가 현재의 감리교회 터로 이전하면서 ‘공신정’으로 개칭, 100여 년 가까이 자리했다. 그러다 1928년 일제가 제주신사를 짓기 위해 헐어버린후, 1954년 이 자리에 중앙감리교회가 들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