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끝···다시 일상으로
귀경객 부모·친지와 아쉬운 작별
[제주매일 김동은 기자] “오랜만에 찾은 고향에서 넉넉한 정을 듬뿍 느낄 수 있었어요. 아버지, 어머니 추석 때 또 내려올 테니 그때까지 몸 건강히 잘 지내고 계세요.”
나흘간의 설 연휴를 고향 제주에서 보낸 귀경객들이 가족과 헤어지는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다음 명절을 기약하며 일상으로 돌아갔다.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일 제주국제공항 3층 출발 대기실에는 이른 아침부터 제주를 떠나는 귀경객과 이들을 배웅하는 가족들로 북적거렸다.
오랜만에 고향을 찾았다가 돌아가는 귀경객들의 얼굴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항공기 출발 시각이 다가오자 아들이 부모님에게 작별 인사를 올렸다.
고경석(42·부산)씨는 “설 연휴 동안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좋았다”며 “돌아가려니 아쉬움이 크지만 부모님의 건강을 기원하며 추석을 기약해야 할 것 같다”고 아쉬운 마음을 달랬다.
공항에 짙은 안개가 끼면서 일부 항공기 출발이 지연되는 등 항공편 운항에 차질이 빚어지자 부모들은 걱정 가득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자식과 못다한 이야기를 나눴다.
임재만(31·서울)씨는 “지난 추석 때는 회사 일 때문에 고향을 찾지 못했었는데 이번 설 연휴 동안 부모님과 친구들을 만나 일상의 활력소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헤어짐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포옹을 하는가 하면 손자·손녀들과 입을 맞추는 모습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돌아가는 길에 부모들이 양 손에 들려준 저마다의 보따리에는 따뜻한 가족의 정이 가득 담겨 있었다.
강인숙(63·여·제주시 노형동)씨는 아들과 헤어지는 게 못내 아쉬웠는지 눈물을 살짝 훔쳤다. 강씨는 아들 내외가 탑승장으로 들어선 이후에도 한참 동안 자리를 뜨지 않았다.
강씨는 “손자·손녀들의 재롱에 설 연휴 내내 입가에서 미소가 사라지지 않았다”며 “타향에서 지내는 아들 내외가 아무 탈 없이 건강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