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그대로 놔둬?

평화센터 전시 '밀랍인형'…도 논란속 제작 착수

2005-04-06     고창일 기자

제주국제평화센터에 전시될 '평화인사' 밀랍인형이 제작되는 가운데 대상 20인의 하나인 고이즈미 일본총리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제주도는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에 들어서는 부지 8434평, 연건평 2155평 규모의 제주국제평화센터 밀랍인형 제작 대상자에 대한 섭외 활동을 마치고 제작에 본격 착수했다.

선정 이유는 제주에서 정상회담을 한 인사를 비롯해 방문 정상, 평화인권 운동가, 남북평화 실천 및 독립 운동가 등이다.
한. 소 정상회담의 노태우 전 태통령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 한.미 한.일 정상회담을 제주에서 가진 김영삼 전 대통령, 빌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하시모토 전 일본 총리, 노무현대통령, 고이즈미 일본 총리.

또한 4.3특별법에 서명하고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긴대중 전 대통령, 제주를 방문한 동북아 정상인 장쩌민. 후진타오 등 전 중국 주석, 오부치 게이조 전 일본 총리 등도 포함됐다.
평화인권운동가로 간디, 마틴 루터킹, 마더 테레사, 넬슨 만델라, 아웅산 수지와 함께 남북평화 실천 및 교류활동, 우리나라 독립에 공헌한 김구, 정주영, 안중근, 지미 카터 등도 명단에 들어 있다.

논쟁의 초점은 고이즈미 현 일본 총리.
제주도 당국은 "독도 문제로 한. 일간 감정이 악화돼 있어 논란의 대상이지만 조금 지나면 괜찮아 질 것"이라며 "장래를 보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의 억지주장에 우리마저 흔들릴 이유가 없다"면서 "이런 것을 포괄해야 우월성을 보이는 것"이라고 그럴듯한 이유를 댔다.

반면 고이즈미 일본 총리는 최근 일본내에서 부활 움직임을 보이는 군국주의 우익세력의 배후로 지목되고 있을 뿐 아니라 한. 중 양국의 비난거리인 신사참배를 강행하는 현직 정치인이라는 점이다.
일본 토속종교인 신사는 '일본의 태평양전쟁에서 전사한 군인'들을 신격화 한 곳으로 현직 정치인의 참배는 '침략 전쟁의 정당성을 간접적으로 주장하는'의미로 받아들여지는 실정이다.

도민들은 "'일본 침략이 옳다'라고 내비치는 고이즈미 일본 총리와 김구. 안중근선생이 같은 자리에서 모두 평화인사로 여겨진다는 것은 어딘가 이상하다"면서 "제주도의 평화에 대한 개념이 뭔지 아리송하다"고 고개를 젓고 있다.
밀랍인형 대상 인물 선정에 고심해 온 제주도가 인물의 명성에만 치우쳐 옥석을 가리지 못했다는 비난이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