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악산 뉴오션타운 조성사업 '논란'
도내 3개 환경단체 기자회견...오름 훼손.환경영향평가 절차 등 문제 지적
[제주매일 고영진 기자] 중국 칭다오에 본사를 둔 신해원 유한회사가 송악산 인근에 추진하는 뉴오션타운 조성사업과 관련, 오름 훼손과 환경영향평가 절차 등의 문제가 불거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신해원 유한회사는 오는 2017년까지 5500억원 가량을 투입해 송악산 인근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 168번지 일대 19만1950㎡ 부지에 관광호텔 353실과 일반호텔 299실 등 호텔 652실과 휴양콘도미니엄 205세대 등을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사업자 측은 지난해 12월 19일 송악산 인근의 유원지지구에 뉴오션타운 조성사업 추진하기 위한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을 제출한 상태로 서귀포시가 지난해 12월 27일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또 지난해 12월 20일부터 지난 18일까지 환경영향평가서 초안 주민공람을 실시했다.
그런데 이 사업 추진 과정에서 환경영향평가는 겉치레로 ‘보여주기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아울러 오름 훼손과 사업지 일대 전쟁유적 유실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일고 있다.
곶자왈사람들과 제주참여환경연대, 제주환경운동연합 등 도내 3개 환경단체는 21일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도정은 환경영향평가에 당연히 포함돼야 할 조치가 완결되지 않았음에도 무리하게 환경영향평가심의위원회에 초안을 공람하는 등 사업자의 편의만을 봐주는 ‘무개념 행정’을 이어가고 있다”며 “제주도정은 겉치레 환경영향평가 진행 계획을 철회하고 난개발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환경영향평가에 앞서 영향평가의 대상과 범위를 결정하는 회의에서 봄철의 동식물상조사를 포함시킬 것을 요구했지만 환경영향평가 초안에는 포함되지 않았다”며 “제주도정은 사업자의 압력에 밀려 환경영향평가를 겉치레로 진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사 과정에서 오름이 훼손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들은 “이 사업의 가장 심각한 부분은 오름 사면을 훼손해 호텔과 콘도를 짓는 것으로 송악산의 일부임에도 불구하고 오름 사면을 절토하고 건물을 짓는 계획이 아무 문제없이 추진되고 있다”며 “이는 오름을 훼손해 건축물을 짓는 최초의 계획이고 이후 개발사업에서 오름 훼손을 막을 수 없게 하는 최악의 선례를 남기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제주도정은 막을 수 있는 기회가 분명히 있음에도 이를 방관했다”면서 “제주참여환경연대에서 송악산 난개발을 막으려면 송악산 사면과 알오름을 절대보전지역으로 추가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출했지만 제주도정은 어떤 보호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사업부지 일대에 있는 전쟁 유적 훼손도 문제라는 의견도 나왔다.
이들은 “일오동굴은 해안절벽의 차량통행으로 붕괴속도를 가속화하고 있다는 것으로 보고 현재 차량통행도 중단시킨 상황”이라며 “이 사업이 본격화되면 무거운 하중의 공사차량 통행과 오름을 파는 과정에서의 진동이 전달돼 추가 붕괴가 발생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송악산 해안에 ‘일오동굴’ 등 진지갱도를 비롯해 송악산 외륜과 알오름에 상당한 규모의 진지갱도가 분포하고 있다”며 “진지갱도의 정확한 분포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공사를 진행할 경우 매몰될 가능성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송악산 개발사업과 관련, 제주도에 ▲송악산 개발사업에 대해 엄격한 환경영향평가를 진행할 것과 ▲송악산 보존 가치에 대해 재인식하고 현재 개발계획을 전면 재고하도록 사업자를 설득할 것 ▲사업자의 개발계획에 맞춘 조사에 의지하지 말고 제주도정 차원의 적극적인 영향조사를 벌일 것 등을 요구했다.